‘하프타임’을 아시는가? 하프타임은 경기 중간에 쉬는 시간을 말한다. 축구에는 전반전과 후반전이 있다. 전반 45분 동안 공을 따라 운동장을 열심히 뛰면 선수들이 지친다. 그래서 15분을 쉬게 된다. 하프타임은 왜 있을까? 전반전을 돌아보고 지친 몸을 회복하고, 후반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전반전에 열심히 뛰었지만 무엇이 문제였는가? 이기지 못했다면 왜 이기지 못했는가? 생각대로 잘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면 왜 그런가? 그것들을 철저히 점검하고 쉬면서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하프타임이다.

인생에서는 중년기가 하프타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0년 전까지만 해도 나이가 50세 정도면 이미 늙은이로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인류 보편의 수명이 70대를 훨씬 상회하면서 심지어 55세에서 65세까지를 포스트 중년기로 보는 견해까지 등장했다. 중년기는 태도 여하에 따라 가장 생산적 시기일수도 있고, 가장 낭비적 시기일 수도 있다.

잉그리드 버그만(1915~1982)이라는 여배우가 있었다. 그녀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제8복음>, <가스등> 등으로 유명해졌는데, 그녀가 출연한 영화는 그녀의 연기 때문에 언제나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원래 스웨덴 출신으로서 유럽을 풍미하다가 더 크게 명성을 떨치려는 원대한 포부를 안고 헐리우드로 갔다. 그리고 헐리우드에서 영화에 출연해 두 번이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아마도 그만한 명배우는 드물 것이다. 그런데 그 명배우가 성공의 정점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헐리우드여! 실버스크린이여 … 이렇게 황량한가?, 이렇게 허무한가?” 그녀는 남편과 딸을 버리고 유명한 영화감독과 결혼했다가 얼마 못 가 파경을 맞았다. 그 후에도 여러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딸이 계부를 죽이는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그녀에게는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성취했다. 그러나 목적이 없었다.

밥 버포드 <하프타임>이라는 책이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하프타임이라는 말이 세간에 회자되었다. 밥 버포드는 어머니의 사업을 물려받아 성공가도를 달리던 사업가였다. 그러다가 아들이 강가에 물놀이를 하다가 익사하는 사고를 겪었다. 아들의 시신을 찾아다니면서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인생을 살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사업을 내려놓고,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 그리고 깨닫게 된 것이 인생에도 하프타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밥 버포드의 하프타임의 핵심 주제는 '성공 추구에서 의미 찾기로'라고 말할 수 있다.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마치 쫓기듯이 전력투구한 삶의 방식이 인생의 전반전이었다면, 이제는 보이는 세계만을 위해 달려온 삶의 방식에서 여유를 갖고, 보이지 않는 세계와 삶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고 추구하며 그 길을 모색하는 시점인 인생의 전환기를 하프타임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2019년도 전반기를 새로운 목표를 향해 쉴 틈도 없이 달려왔을지도 모른다. 몸도 마음도 지쳐 있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외침이 한 때 유행어처럼 번진 적이 있다. 산업화와 세계화의 한복판에서 땀을 식힐 여유도 없이 어쩌다 중년기를 맞이하고, 은퇴기를 앞두고 있는데도 여전히 관성에 의해 달려가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제 조금 쉼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드신다면 ‘하프타임’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하프타임코리아의 대표 박호근 목사는 인생의 후반전을 성공적으로 보내는 데에 다음의 7가지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고정관념을 버리기 △남은 인생의 마스터플랜 세우기 △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기 △ 호기심을 갖기 △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사용하기 △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 긍정의 힘을 절대적으로 믿기

인생의 후반전은 조금 다르게 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중심의 인생을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의미중심의 인생으로 전환해야 한다. 성공(Sucesses)에서 의미(Significance)로 인생의 목적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하프타임’이 주는 유익이고 축복이다. 지금까지 돈을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부터는 이웃을 위해 섬기고 베풀고 봉사하면서, 가족과 함께 단란하고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하나님의 사업에 마음을 쏟고, 하나님을 더 잘 섬기면서 살아간다면 아주 멋진 후반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인생의 겨울을 맞이할 때 후회가 적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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