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그루터기’ (이사야 6:18.)

광복 74주년 기념주일 설교 권석은 목사l승인2019.08.14l수정2019.08.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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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석은 목사

일제 침탈기에 시인 이상화는 그의 시 “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도 빼앗기겠네.” 탄식했습니다.

새 봄을 맞아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 온 들판에 새싹이 가득하지만, 빼앗긴 땅. 그래서 새 봄이 와도 씨앗을 뿌릴 땅이 없고, 그 씨앗을 뿌려도 내 땅이 아닌, 그래서 뿌린 씨앗을 추수해도 내 곡식이 될 수 없는 대지 위에서 그는 탄식하였습니다. 이것이 일제의 침탈아래 살던 우리의 선배들의 고통이었습니다. 꿈을 꿀 수도 없고, 꾸어도 그 꿈을 이룰 수 없고, 젊음과 지성이 있지만 그 젊음과 지성이 침탈자의 재산이 되는 노예 된 백성의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토록 광복을 기다렸습니다. 심훈은 그의 시 “그 날이 오면”에서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을 추고,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할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 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이 깨어져 산산이 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무슨 한이 있으오리까? 그 날이 오면 , 그 날이 오면 나는 나의 살 갓을 예리한 칼로 벗겨내 북을 만들어 북을 치며 이 기쁨으로 거리로, 거리로 달리며 덩실 더 덩실 춤을 추겠다.“ 라고 노래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은 광복 74주년이 되는 광복절 기념주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 날을 어떻게 맞아야 하겠습니까?

오늘 우리가 의미 없이 살아가는 이 한 날은 광복된 조국에서 한날을 목말라했던 우리의 선배들에게는 목숨과도 바꿀 그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아무렇게나 살 권리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나라가 광복이 되고, 이 나라가 독립을 얻는 그 날이 되면 그 축복된 시간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꾸미며 다시는 나라를 잃는 아픔을 당하지 않는 그런 나라를 세우고자 했던 독립지사들의 염원이 담긴 그 날을 지금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을 겸허히 마음을 가다듬고 소명의 한날로 살아가야 합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24세 윤봉길 의사 같은 애국지사들...

여러분 우리는 24세의 이 윤봉길 청년의 생명 값에 대해 아무 책무가 없을까요? 그러니 오늘 우리가 광복절 74주년을 맞으면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해방이 현실이 되도록 수많은 이름 없는 전선에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들의 희생의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날은 한국 독립군이 봉오동 전투에서 혁혁한 항일투쟁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기억해주어야 할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날이 주어지도록 희생한 수많은 제 2차 대전 참전국의 젊은이들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유와 민주와 평화를 염원했던 것처럼 인류가 누려야 할 보편적인 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구현하기 희생된 젊은이들의 희생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희생의 혜택을 누린 민족으로 세계 앞에 지금도 인권과 자유다 유린되는 세계 곳곳의 지역의 고난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민족적 책임을 수행하기를 다짐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때 우리는 참된 선진국 한국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날에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또 있습니다. 이 날을 기도하며 인고의 삶을 참으면서 민족의 역사를 이어준 이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는 것입니다.

1943년 11월 27일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수상 그리고 중국의 장개석 총통이 카이로에서 장상회담을 열고 있었습니다. 1931년 3월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 국경을 넘어 침공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로 확전되어 끝이 보이지 않던 전쟁이 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942년 독일 군이 이집트에서 패하고, 그해 11월 소련군이 남부전선에서 독일군을 패퇴시켰습니다. 그리고 태평양전쟁에서 미군이 일본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1943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실각해 가장 먼저 연합군에게 항복하여 연합군의 승리가 확실시 되었습니다.

이 카이로 선언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쟁이 끝난 후 무력으로 점령했던 모든 지역을 모두 피해국에게 돌려주고 승전국이라고 해서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지 않겠다는 것을 결의한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한국을 자유로운 국가로 독립시킨다는 결정을 한 것입니다.

그 카이로 선언문에 이렇게 기록되었습니다. “ 카이로선언 당자시인 3대 국은 한국민의 노예상태에 유의하여 적당한 시기에 한국을 자주독립 시킬 것을 결의한다.”

이 말은 무엇입니까? 이 말은 일제에 의해 유린되는 한국 민의 고통을 우리 3국의 정상들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말이고 한국을 이 노예상태에서 해방할 것이라는 다짐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해방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일제에 의해 1905년 실제적인 을사 보호조약 이래 카이로 선언이 있던 1943년 까지 38년간이나 일본에 의해 노예화가 된 상황에서도 한국인들이 보여주는 처연한 독립을 위한 의지가 이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제암리 사건을 전 세계에 알린 베델이나 스코필드 선교사 같은 이들의 세계인의 양심에 대한 호소, 장개석의 생각에 깊은 인상을 준 이봉창의사, 특히 윤봉길의사의 항거와 같은 감동적인 희생입니다. 그리고 수백 명의 선교사들을 이 땅에 파송한 선교사들의 부모들과 형제들 그리고 그들을 파송하고 기도한 미국의 교회들을 통해 들려지는 조선의 소식에 미국인의 영혼을 움직였다고 할 것입니다.

1945년 8월 15일 정오 경성중앙방송국 라디오에서 일본의 천황 히로히토가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꿈같이 그 날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날이 장말 꿈 같이 다가와 정작 그 날을 맞는 그 날의 사람들 중에는 그 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당황한 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날들은 미쳐 준비되지 않은 날. 도적 같이. 꿈 같이 오는 것입니다. 아마 한반도의 통일의 날도 그렇게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오늘 광복 74주년을 맞는 우리는 어떻습니까?

정말 오늘이야 말로 격변하는 국제정세 아래서 우리의 지혜와 우리의 마음이 모아져야 할 때 아닙니까? 그런데 우리는 오늘까지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았지만 이제 내일은 도저히 너와는 살 수 없다는 식으로 너무 많은 상처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은 독을 품은 맹수와 같고 우리의 말들은 비난과 조소. 질책과 독소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마치 함께할 미래를 담을 그릇을 차 버리고 다시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지 않을 사람들처럼 분노하고 논쟁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가 희망의 그루터기가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 그 중에 십분의 일이 아직 남았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지라도,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할지라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모든 것이 황폐고 이제는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여져버린 것 같이 되었다고 해도 그래서 그루터기만 남은 것 같이 되었다고 해도 네가 이 민족과 하나님의 나라의 희망이 되라고 말씀합니다. 어떻게 우리가 오늘과 우리의 미래의 희망의 그루터기가 될 수 있을까요?

첫째로 하나님 앞에 우리를 세워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 앞에서의 범죄로 허물어져가는 고국을 바라보며 고통 하는 이사야를 만나시는 하나님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사야는 하나님 앞에 범죄 하여 하나님의 징벌을 받게 된 민족으로 인해 분노합니다. 그리고 날카롭게 정죄합니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를 보게 됩니다.

그 때 발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는 그가 죄에 빠졌다고 그가 비난했던 그 백성들만큼이나 그 자신도 죄가 크다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우리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자신을 세우는 것입니다. 소위 좌파도 우파도 말입니다. 자신만 아는 나태와 이기주의, 탐욕스럽고 무책임한 자신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이사야처럼 자신의 부족을 자각하고 회개하는 것입니다.

“오호라 나는 죽게 되었구나. 내가 죄악가운데 거하면서 하나님을 뵈었음이라.”

여기가 한 인간의 전환점이고 한 민족의 전환점입니다.

여기가 우리의 살길입니다. 여기가 우리가 희망의 그루터기로 나가는 출발점입니다.

6절에 “ 그 때 그 스랍중 하나가 부젓가락으로 제단에서 집은 바 핀 숯을 손에 가지고 내게로 와서 그것을 내 입술에 대며 이르시되 보라 이것이 네 입에 닿았으니 네 악이 제하여 졌고 네 죄가 사하여 졌느니라.”했습니다.

이 민족이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우리의 부족을 발견하고 우리의 악한 마음을 돌이켜야 합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이 민족의 마음과 거칠어진 입을 제단의 숯불로 정결하게 하실 것입니다.

한국의 교회는 우리 민족의 영혼이고 미래입니다. 오늘 우리가 광복 기념 주일을 지나면서 결단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사야가 본 거룩하신 하나님 앞으로 이 백성을 이끌고 진리 앞에 모두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족적 회개의 불꽃을 지피는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은 우리의 민족의 죄를 사하시고 이 민족의 마음에 새 마을을 주시고 새 말을 입에 담게 하셔서 기독교 민족 지사들이 기도했던 나라, 진정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권석은 목사

중앙대학교(B.A)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고려대학교 대학원(M.E)

맥코믹 신학대학교(D.Min)

현. 대전 용전교회 담임목사, 예장통합 대전노회 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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