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이 논설고문

금년 6월 말에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세기의 남·북·미 정상이 만난 깜짝쇼가 벌어졌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번개 정상회담을 갖고 분단경계선을 넘어가 북한 땅을 밟는 깜짝이벤트를 연출한 것이다. 이런 이벤트에 함께하려던 문 대통령은 미국 경호원들이 출입문을 닫아 제지하면서 3국 동시회담은 불발됐다..

1953년 정전선언 후 66년 만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이 악수를 나누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는 이른바 ‘리얼리티 쇼’를 한 지 45일이 지나갔다.

2주내로 실무회담을 한다고 하면서 남·북·미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를 찾은 분위기였다.

지금은 어떤가. 한·미동맹 연합군사 훈련을 한다면서 북한의 눈치를 살피고 ‘동맹’이란 말을 아예 빼버렸다. 동맹국 미국의 대통령이 한·미 훈련에 대해 “터무니없이 비싸다” “마음에 든 적이 없다”며 드러내놓고 거부감을 보이며 판문점 회담 후 북한의 다섯 번째 미사일을 계속 쏘아대며 동맹국 한국의 안보를 위협해도 북한도발에 대한 비판은 청와대, 국방부, 합참 등 관계기관의 공식적인 대응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미국은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작은 사과’를 했다며 ‘전부 단거리 미사일이었다.고 의미를 축소하고 면제부를 주었다. 이는 “미국 본토에 위협만 되지 않는다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라는 인식을 갖고 내년 미 대선을 고려하여 김정은을 파트너로 “너무 머지않은 장래에 김정은 보기를 원한다”며 3차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열었다.

6.25 전쟁 후 맺어온 혈맹인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한미동맹이 흔들거리며 뒤틀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아파트 월세로 취급하는 발언을 함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기도 하였다. 뉴욕포스트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주 햄프턴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임대료를 받으러 다닌 일화를 언급하며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임대아파트에서 114달러 13센트를 받는 것보다 한국으로부터 10억 달러를 받는 것이 더 쉬웠다”며 “그 13센트는 아주 중요했다”고 말하며 동전 하나까지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정은에 대해서는 “이번 주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 우리는 친구”라며 “사람들은 김정은이 나를 볼 때만 그저 웃는다”며 한·미 동맹을 비꼬듯 말하였다.

북한은 남한을 타격할 단거리미사일을 연일 쏘아대며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여도 동맹인 미국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참모들 까지 ‘단거리라서 괜찮다’고 하며, 당사국인 한국의 문 대통령은 도발하는 김정은에 대해 한마디도 말이 없다. 북한 외무성 국장이 담화문을 내고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 “겁먹은 개”라는 비방과 조롱을 쏟아냈다. 이에 대해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내정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비핵화의 전조이고 남북 재래식 전력균형과 군비감축을 고려한 것”이라며 북한의 대변인 같은 말을 하여 안보를 걱정하는 많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였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된 그는 이전에 반미·친북발언을 하여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우리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을 소개하는 중재자역할을 하며 ‘오지랖이 넓다’는 말을 들으며 그를 미화하고 높여주었지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대놓고 문 대통령을 향해 ‘바보’나 ‘개’라고 조롱하고 있다. 며칠 간격으로 연일 단거리미사일을 쏘아대는 신형 무기 실험을 하여도 그에 대한 어떤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나 합참이 북한이 쏘아 올린 단거리 미사일이 얼마의 고도로 몇km를 날아갔다고 북한의 신형무기 발사내용을 추측하는 것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이를 보고 미사일의 사거리하나도 제대로 판단을 못 해 쩔쩔매어 웃음거리가 되었다고 비아냥대고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언제까지 자유민주주의 헌법체제하의 대한민국이 김정은의 조롱거리가 되어 국민들의 안보불안을 부채질 할지 심히 걱정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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