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출퇴근 소요시간은 58분으로 조사 대상 31개국 중 가장 높다. 최근 한 취업포털에서는 실제 소요시간은 이보다 훨씬 긴 103분으로 발표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무려 134분이나 된다고 보고하고 있다. ‘출근하다 진이 다 빠진다’는 말은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만 2500만명 이상이 거주하며, 대전·부산·광주 등 대도시권의 인구까지 합하면 국민의 80%가 대도시에 살고 있다. 대도시권의 인구 과밀화는 교통혼잡으로 이어지며, 매일 지역 간 출퇴근하는 수도권 147만명의 ‘프로 통근러’들에게 일상이 됐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3월 출범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대도시권 광역교통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고, 이에 대한 비전과 기본구상을 발표한다고 하니 다소 한숨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 광역교통 문제를 효과적으로 풀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이미 전문가와 국민들은 큰 틀의 방향성으로 ‘교통망에 대한 투자와 대중교통 공급의 확대’를 제시하고, 교통수요와 공급의 시기를 제때 맞추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광역교통 비전·기본구상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바람도 결국 이 같은 방향성과 맥락을 같이한다.

우선, 광역철도 등 수도권 광역교통시설에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수도권 광역철도 연장은 인구 규모와 비슷한 뉴욕권역의 4분의 1 수준이며, 수도권 인구의 5분의 1 수준인 바르셀로나권역과 유사한 수준으로 아직도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광역교통의 ‘서비스의 수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도시 인프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대도심에서 최고 180㎞의 빠른 속도로 달리며 수도권을 20분대 통근생활권으로 묶어주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활용하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보다 치밀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더 주어진다. 매일 길 위에서 2시간을 소모하는 우리 직장인들이 단 10분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한 노력에 빗대어 ‘프로 통근러’라는 신조어가 나왔으리라 생각된다. 우리의 일상이었던 혼잡한 출퇴근길에서 되찾게 되는 ‘매일 1시간의 여유’, 우리가 광역교통 비전·기본구상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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