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대 큰일 났다

이재수 장군 1주기에 생각하는 우리 군의 현실 최종엽 논설위원l승인2019.12.09l수정2019.12.1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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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엽 논설위원

지난 7일 광화문에는 전 기무사령관 이재수 장군의 추모행사가 열렸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동향을 사찰하도록 지시했다는 혐의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건에 법원은 이를 기각했었고 이재수 장군은 4일후 죽음을 선택했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는 명예를 목숨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군인에 대한 치욕과 모멸감을 준 것이 비극을 불렀다. 그는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기무부대원들은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이 지난 지금 국가를 위한 소임에 사찰로 단죄되는 것이 안타깝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적었다.

군인은 국가의 힘을 구성하는 자산이다. 군인이 입는 제복에는 ‘수의’라는 의미가 담기며 여기에는 국가를 향한 멸사봉공과 희생의 비장함이 서린다. 특히 장군은 명예의 정점이다. 이재수 전 정보사령관의 죽음에 부여하는 의미다.

1년 전 오늘 장군의 빈소가 차려진 삼성병원에는 현역장성의 그림자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혹여 사진이라도 찍혀 정권에 밉보이면 진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현실적 상황인식 차원으로 해석되는데 굴절된 우리 군 문화에 비애를 느낀다.

미 육군 빈드먼 중령의 용기와 기상이 떠오른다. 빈드먼 중령은 백악관의 국가안보회의(NSC)에 근무하던 중 대통령 탄핵을 위한 하원 청문회에 나와 “나는 국가안보와 국익을 위해 미국을 지킬 신성한 의무가 있다” 고 전재한 후, 트럼프를 향해 “미국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에게 미국 시민의 뒷조사를 부탁한 상황은 부적절해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것이 진정한 용기요 군인의 본분이며 군이 나가야 할 방향이다.

금년 초 30대 청와대 5급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카페로 불러내는 헤프닝이 있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소가 웃을 일이다. “군인사 업무를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사 시스템과 절차에 대해 조언을 들으려는 차원” 이라는 해명이다. 이런 이유라면 실무자간의 만남이면 족하다. 참모총장을 오라 가라 하는 청와대 행정관의 세도와 “행정관이 참모총장 못 만날 이유 없다” 는 청와대의 대변인실의 발표에 담긴 군 경시 풍조에 한숨이 나온다. 군 경시는 국가 안보의 경시라는 의미를 망국의 조선역사가 교훈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무공훈장인 명예훈장 (Medal of honor) 수여식은 CNN가 생중계하고 대통령이 이를 수여한다. ‘메달오브너훈장’ 수훈자는 국가원수도 수여자에게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하고 특정 상황에 처하면 미 공군을 부를 수 있는 권리와 별도의 자동차 번호판 부여 및 비행기를 타면 방송으로 수훈자를 소개하고 존경의 기립박수 보낸다. 이런 풍토에서 국가가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목숨을 거는 미군을 우리는 부러워만 해야 할 것인가.

우리에게 국가안보는 무엇인가. 안보가 위태하다는 말이 여기저시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직을 걸고 직언하는 군인사가 없다. 뿐인가 국가 안보를 위해 평생을 몸 바친 한 장군의 명예를 훼손하고 삶을 짓밟아 정치적 목적과 수단으로 삼는 일은 심각한 안보경시풍조다. 안보는 국민의 생존이 걸린 중대한 문제로 이재수 장군이 당한 불행은 국민의 불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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