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땅의 크리스마스

은결 유정미(교수,시인,기자)l승인2019.12.24l수정2019.12.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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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결 유정미

아프리카 가나는 365일 여름이며, 열대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가나의 연평균 온도는 29°이다. 가나의 기후는 건기와 우기로 구분되어 있다.

건기는 10월에서 4월이며, 우기는 5월부터 9월까지 이다. 그런데 요즘은 가나도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조금씩 기후가 변화하고 있다. 12월에는 비가 잘 내리지 않는데 가끔 소낙비가 내려 메마른 대지에 푸른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가나는 성탄절을 맞이하는 12월 초에 30°에서 38° 사이를 오가며, 태양이 용광로처럼 활활 타오른다. 12월 중순 이후부터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불어오는 먼지 바람이 하늘을 덮어 해가 꼬리를 내리므로 기온이 5° 정도 떨어진다. 더불어 각 가정들은 먼지가 심해 이 기간에는 대개 창문을 닫고 지낸다.

이 먼지 바람을 가나에서는 '하마탄' 이라고 부른다. 하마탄은 12월 중순 이후에 시작하여 2월 초에 자취를 감춘다. 이 기간에는 하마탄이 너무나 심해 감기, 눈병, 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한다. 그러므로 가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고 먼지 속의 크리스마스를 맞이 한다.

평생 눈꽃을 보지 못한 가나인들은 먼지 속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가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영화 속의 한 장면일 뿐이다. 다행히 가나 도시 교회에서는 성탄 츄리를 만들어 강단 주변을 장식하고, 꽃으로 아름답게 꾸며 성탄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이한 것은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그런지 화려한 열대 꽃들은 코끝에 속삭이는 향기를 뿜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성전에 향긋한 꽃 내음을 맛을 수가 없어 아쉬움 남는다.

지져스미션교회(100)들과 도시 교회들은 '저 하늘의 영광, 이 땅의 평화'를 위하여 생명으로 오셨던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성탄절 전야제 막을 올린다. 온 교인들이 검은 밤 7시에 모여 기쁨 속에서 찬양을 드리고 즐거운 잔치가 펼쳐진다. 주일학교와 학생회는 찬양, 성극, 워십댄스, 등등 열과 성의를 다해 준비한다. 성가대는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한 달 동안 연습해 성탄 예배에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고, 교인들을 은혜 속에 머물게 한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흑인들에게 주신 재능은 스포츠와 음악임을 확실히 아름답게 드러내는 시간을 갖는다. 악보도 볼 줄 모르는데 키보드와 드럼, 섹스폰, 기타 연주도 잘한다. 물론 찬양도 너무 잘해 감동의 물결이 교회 안에 출렁거린다.

가나의 시골 마을 원주민 교회들은 경제적으로 자립이 어려워 담임목사도 없는 교회들이 많다. 평상시 장로 또는 집사들이 예배를 인도한다. 그 지역 담당 목사가 시골 교회 5~8 교회를 관리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 환경이기에 성탄절 행사를 치를 수가 없다. 아예 원주민 교회들 중에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성탄절에 예배를 안 드리는 교회도 많이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사정이니 강단에 성탄 장식하는 것은 꿈도 못 꾼다.

저희가 가나 땅에 개척한 지져스미션교회(100)들은 한국 교회 성탄절 행사와 거의 같다. 새벽송을 제외하고, 한국 같이 성탄절 행사를 갖는다. 성탄절에는 기쁨이 충만한 가운데 예배를 3시간 정도 드린다. 예배를 드린 후에 준비한 빵을 나눠 먹으며, 성도 간에 사랑의 교제를 갖는다. 더불어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주고, 레크레이션을 병행해 환한 함박꽃이 교회 안에 활짝 피게 한다. 이 순간 만큼은 '받은 것보다 주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지져스미션교회 목회자들은 너무나 열약한 환경에 처한 농어촌에도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찬양 부르며 산간 벽지에서 열정적으로 복음을 심고 있다. 전기, 수도가 없는 지역이 많아서 지하수 개발로 물은 해결해 주고 있다.

목회자 가족들이 육으로는 고생을 하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주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며 삶을 영위하고 있다.

신실하고 착한 종들을 위해 저희는 해마다 성탄 선물을 준비했다. 년 초에 갖은 목회자 모임에서 성탄 선물을 가족들에게 안겨 주었다. 선물은 대개 쌀과 필자가 직접 제작한 달력, 수건, 치약, 비누을 주었다. 모두 귀하기에 목회자 얼굴에 함박꽃이 피었다. 우리의 구함을 응답해 주시니 감사하다.

어제는 특별히 컴퓨터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 아이작 목사님에게 삼성 노트북을 성탄 선물로 안겨 주었다. 더불어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더 필요한 데스크탑 컴퓨터를 구입하라고 구입비를 주었다. 3명의 딸 선물과 함께.

사랑의 선물을 나눌 수 있는 은혜에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렸다.

어떤 교단 원주민 교회들은 25일 새벽에 종려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온 동네를 돌면서 '주님이 오신다.'며 찬양을 부르며, 마을을 돌아 다닌다.

또 이단 교회들은 새벽에 해변가에서 “주님 어서 오십시요.” 하며 종려나무로 땅을 쓸어 내리면서 “아픈 자들 나오라."고 외친다. 나뭇가지로 환자를 이리 저리 휘두르고 "병에서 놓임을 받으려면 헌금을 하라.”고 재촉한다. 더불어 임신 못하는 여인에게 “돌을 배 위에 올려 놓고 자면 아기가 생긴다”고 하면서, "헌금을 내라."고 강요한다. 벧엘의 돌이라면서.

그리고 어제 TV광고에서 한 목사가 출연해 성수 15가지를 설명하면서 판매하고 있다. 복 받는 성수, 병 고치는 성수, 임신하는 성수 등등 이런 미신적인 사례가 12월에 더 판을 친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럼 도시 거리 상황은 어떤가 보자.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한국의 이태원처럼 가나에도 작은 이태원 같은 거리가 있다. 그 거리 이름은 오수 칸토멘트이다.

도보로 처음부터 마지막 길목까지 15분 정도되는 짧은 거리지만, 그 거리에 있는 상점들은 캐롤송이 울려 퍼진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을 멈추게 하고 귀를 흥겹게 한다. 작은 불꽃들이 크리스마스 츄리에 매달려 빤짝빤짝 빛을 발한다.

그 거리에 가면 외국인들을 가장 많이 볼 수가 있다. 큰 상점에는 크리스마스 장식을 아름답게 꾸며 놓아 손님들을 기쁘게 맞이한다. 가나인들은 오수 칸토멘트 거리에서 "크리스마스가 왔구나." 느낀다고 한다.

오수 칸토멘트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가나의 최대 상권 막골라 시장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가장 큰 편이다. 상권으로 볼 때에 한국의 남대문과 유사하다. 막골라 시장은 질서가 잡히지 않아 너무나 복잡하고 지저분하지만 이곳은 성탄절에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다.

12월이 시작되면 막골라 시장은 종, 빤짝이, 츄리, 카드, 초, 카드 등등 산을 이룬다. 그 중에 중국 제품이 가장 많다. 이때가 되면 가나 전역에서 막골라 시장에 소매 상인들이 몰려온다. 성탄절에 필요한 물품이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기에 이곳에서 대부분 구입한다.

가나는 성탄절이 큰 명절이기에 직장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휴가를 받아 자기 고향으로 귀향한다. 우리나라 추석, 설날 명절처럼 고향에 있는 부모를 찾아 뵙고, 용돈도 드리고 형제들에게 선물도 안겨 준다. 성탄절과 새해에는 온 가족이 모여 염소나 닭, 생선으로 만든 '푸푸' 요리를 먹으며 정을 쌓는다.

도시 각 가정에서는 성탄절이 다가오면 영국 사람들이 12월이 되면 불꽃놀이 하듯이 불꽃놀이를 즐겨 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화려한 불꽃놀이는 못하고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처럼 작은 불꽃이나 가격이 저렴한 화약을 어린이들은 초저녁부터 12시까지 터뜨린다. 시끄럽고 화약 냄새가 고약하다.

이 시기에 중산층들은 파티를 한다. 저녁 5시 정도에 시작하여 새벽 3시까지 한다. 동양인보다 체질적으로 건강하므로 밤새 이야기하고 춤과 노래로 유흥을 즐긴다. 선천적으로 놀기를 잘한다.

마이크 소리와 음악 소리가 담장을 넘어 주위 사람들이 밤새 잠을 뒤척인다. 그래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자가 없다. 이들의 놀이 문화이기에 서로가 이해를 하는 편이다.

무속신앙전통으로는 '한 해의 사악한 액운을 쫓는다.'며 일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얼굴 전체를 가린 귀신 가면을 쓴다. 무당과 같은 복장을 한 어린이들은 큰 도로에 나와 신호등이 있는 곳에서 차가 멈추면 돈을 달라고 손을 벌린다.

필자가 "이런 일을 왜 하느냐"고 물으니 한 소년이 말하기를 "용돈을 벌려고 한다" 고 말했다. 아직은 열약한 아프리카 가나이기에 이 부분은 이해가 된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으로 샤워하는 날씨에 온 몸을 두꺼운 천으로 감싸고 있으니 가여웠다. 지나가는 차들이 동정심에 어린이들에게 동전을 주기도 한다.

나 또한 전에는 1시디를 아이들에게 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아이들이 차를 손으로 치며, 돈 달라고 매달려 운전자들이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것도 많이 볼 수가 있다.

12월마다 접하는 이 광경이 무속신앙에서 유래된 것이기에 지금은 불쌍해 보여도 돈을 주지 않고 있다. 하루 빨리 좋치 않은 관습이 그림자조차도 없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아기 예수님이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신 기쁜 성탄절을 아프리카 가나인들도 나름대로 맞이하며, 가족 간에 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보낸다.

 

흑진주 땅의 크리스마스

은결 유정미

 

사하라 사막에서

몰아친 모래알

창공에 나빌레라

하마탄이 장막을 쳐

숨을 삭이는 순간

영광의 빛 타고 오신 아기 예수님

사랑이 담긴 날

구원이 담긴 날

안식이 담긴 날

기쁨의 날에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라

크고 놀라운

새 생명의 역사가

아크라 바다를 넘는다.

 

축복의 샘물

환희의 예배

검은 눈망울에

순종이 흐르고

꿈과 희망이 물결친다

은혜 위에 은혜

축복 속에 축복

복락의 강줄기가 출렁거린다

동정녀의 맑은 영혼

아기 예수님의 탄생

성도들의 핏속 경배

춤과 찬양을 묶어

금항아리에 담아

저 천성에 올린다.

 

대한시문학협회 회장

대한시문학, 시인마을 발행인

가나신학대학교 부학장

지져스미션총회(100) 부회장

SBT시민방송 문화예술기획이사

새한일보 문화예술운영이사&칼럼니스트

DHLTV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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