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두 명 추가로 발생했다. 확진자 둘 중 한 명은 중국 우한(武漢)을 다녀온 사람인데, 나머지 한 명은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는 확진자에 의한 2차 감염 공포가 커지는 형국이다. 2차, 3차 감염 차단의 성공 여부는 초동 방역에 달려 있다. 접촉자에 대한 증상 발현 검사와 방문 의료기관의 환경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글로벌 위험 수위를 ‘높음’으로 수정했다. 감염자 증가 속도가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때보다 훨씬 가팔라 ‘글로벌 대유행’ 현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방역 당국은 38명의 사망자를 낸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초동 방역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환자가 병원 밖 상점까지 돌아다녔는데도 당국이 방역 범위를 입원 병실로 국한하는 바람에 그 병원에서만 30명의 2차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는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08억원의 방역대응 예산을 신속히 집행해 선제 방역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행정력을 총동원하길 바란다.

우한 폐렴 공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는 실물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사스·메르스 사태의 경험에 비추어 관광·서비스업 등 내수 경기와 수출에 가져올 파급 효과를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점검·분석해 빈틈없는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우한 폐렴 괴담과 가짜뉴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중국인이 쓰러졌다”는 글과 관련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져나갔지만 술 취한 사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의 한 의료원에 우한 폐렴 확진환자가 들어와 봉쇄됐다”는 소문이 유포됐지만 유언비어로 밝혀졌다. 괴담 등으로 사회 혼란이 야기되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정부는 괴담과 가짜뉴스를 발본색원하고 악의적인 유포자는 엄벌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국이 우한 폐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확실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고, 국민은 괴담에 현혹되지 않고 협조해야 조기 진압이 가능하다. 아울러 우한교민의 임시 숙소로 결정된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549명,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173명이 격리 조처되고 있다. 동포애로써 따뜻하게 보살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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