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이 논설고문

민심이 흉흉한 정도가 아니다. 시국이 이상하고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총체적 비상상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공포의 어두운 그림자가 천지를 뒤덮고 국민에게 드리워져, 음습한 불안감으로 서로 경계하는 기색들이 역력하다.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제한한 나라가 87개국에 이르며 이런 비상사태는 초기에 중국인과 중국 경유자의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했어야 할 일이다.

왜 하필이면 대구·경북인가? 왜 신천지 이단인가? 코로나가 창궐하는 대구에 문재인 대통령이 사태 파악 차 행차를 했을 때 대구 남구 구청장이 옆에 서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사진이 신문 1면에 크게 실렸다. 대구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마스크를 구하려고 비가 오는데도 우산을 받쳐 든 행렬이 길게 늘어서고 아우성이다. 우울한 춘 3월이 시작되었다. 대구에서 3월 2일 현재 3081명의 코로나 확진 환자가 발생하여 국내 4335명으로 집계되었고, 사망자도 하루 10명이 늘어나 28명이 되었다.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도 23일로 연기되었으니 가히 국가 비상사태가 아닌가, 나라가 걱정스럽다. 봄은 왔는데 봄은 아닌 것 같다(春來不似春). 대구는 확진자가 3081명이 나왔는데 2008명이 병상 부족으로 자가 격리 상태로 두었다니 전염되는 질병을 방치하는 꼴이다. 대구시장은 오죽이나 급했으면 대통령이 긴급명령을 발동하여 3천 병상을 구해달라고 했겠는가.

정부는 코로나 폐렴의 국내 창궐을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한 폐렴의 발원국인 중국인의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중국 관광을 다녀온 내국인에 감염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국민들의 생명은 안중에 없고 대통령과 친중 코드를 맞추려고 감투 보전만을 생각하는 한심한 장관이다. 의사협회와 야당으로부터 사직압력을 받고도 두리번거리며 “왜 나만 가지고 그러느냐”며 낯이 두껍게 버틴다. 이번 재앙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 시진핑의 방한 추진에 몰두하여 대만과 북한도 국경을 차단하고 중국인의 입국을 막는데 한국만 차단하지 않고 문을 열어놓으니 코로나 폐렴이 중국 다음으로 창궐한 나라가 되었다. 세계의 70개국 넘게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방역 후진국의 오명을 썼으니 우수한 의료진으로 세계에 명성을 날리던 나라가 정말 창피스럽다.

이러한 정부의 무대책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창궐 책임의 파편은 신천지 이단 집단으로 튀었다. 여당과 정부는 일제히 신천지와 책임론을 제기하며 신천지 고발과 강제수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을 열어 “신천지 검사결과가 심각하다, 특별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화살을 신천지에 돌리자 서울시장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 등으로 고발하였다. 화들짝 놀란 이만희 교주는 경기 가평의 신천지 연수원에 은신해 있다가 나타나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했다. 큰절하며 국민에게 심려를 준 데 대하여 사죄를 올리는 모습을 취하였으나 89세의 기독교 이단 교주는 쇠락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단(異端)이란 끝이 다르다는 뜻인데 처음에는 예수그리스도교와 같이 시작을 하고 나중에는 본인이 예수로 행사하며 사회를 어지럽히고 온갖 악행을 저질러 기성 교단을 흔들며 파괴하는 비리의 온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행히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하는 비상체제로 전환하여 가동하도록 한 점은 잘한 조치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상체제에서 벗어나려면 국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여 준 친중 발언과 국민들이 그토록 요구한 중국인들의 입국차단을 지연하면서 침묵한 것에 대해 국민적인 오해를 풀어야 할 것이다. 중국인(조선족)들의 입국을 막지 않고 중국 유학생들의 자유로운 입국을 용인한 것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중국인들을 드루킹보다 몇 배나 더 댓글 등 여론조작에 써먹기 위함이었다는 오해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묵묵부답하거나 어물어물 넘길 일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선거에서 중국인 여론조작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4.15 총선에서도 중국인들을 개입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해명하여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고 협조를 이끌어야 비상상황에서 무난히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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