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여간 심상치 않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운영 중인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일부가 폐쇄됐다. 직원은 신천지예수교 교인이었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까지 바이러스에 뚫리는 지경이다. 분당제생병원에선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어제까지 확진자가 13명으로 늘었다. 암 병동에서 퇴원하고 며칠 후 응급실을 찾은 폐암 환자와 이 사람과 접촉한 의료진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북 봉화군 푸른요양원에선 그제 첫 사망자가 나왔다.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에 이어 사망자 속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울 은평성모병원은 환자와 보호자 등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아직 감염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긍정적 신호도 보인다. 한때 900명을 웃돌던 하루 확진자 증가 폭이 어제 100명 대로 뚝 떨어졌다. 대구 신천지 교인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질병이든 사고든 가장 약한 부분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가장 걱정되는 고위험군이 노년층, 만성질환자, 임신부 등이다. 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바이러스에 취약하고 한번 감염되면 사망에 이를 위험이 크다. 요양원의 경우 기저질환과 노년층이란 취약점을 동시에 지닌 만큼 확진자의 치명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번 바이러스의 사망자가 요양원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집단생활시설의 감염은 초기에 막아야 한다. 국내 코로나19의 집단발병률은 70%가 넘는다. 특히 많은 환자들이 모인 병원에서는 감염이 시작되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도 확진자 186명 중 172명이 원내 감염이었다. 집단생활시설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고위험군의 집단 발병을 막으려면 확진자가 나온 노인요양원을 철저히 관리하고 감염자를 집중 치료해야 한다. 분당제생병원처럼 퇴원한 환자가 뒤늦게 확진자로 드러나면 지역사회의 감염 우려는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은 방역망에 구멍이 뚫린 곳은 없는지 거듭 살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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