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에 철조망을 뚫고 몰래 침입한 1명 구속

-해군 참모총장, 해병대 투입 방안 검토

-해군전역자들, 해군의 자존심 고려해야

지난 3월7일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에 철조망을 뚫고 몰래 침입한 송모(62)씨에 대해서 제주지방법원은 3월30일 군형법상 군용시설 손괴죄와 군용시설 침입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벌인 결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했다.

해군기지 경계가 잇따라 뚫리자 군 당국이 해병대를 경계병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하는 군 관계자는 30일 “지난주 해군 참모총장이 주관하는 회의에서 해병대 투입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경계 작전을 보강할 해군 병력이 마땅치 않자 해병대 투입을 검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현재 해병대 병력 투입을 앞두고 현장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은 이날 “해병대 일부 병력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군ㆍ해병대 간 충분한 논의를 통해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직 해병대 장성은 “해병대가 해군 기지 경계를 지원했던 적도 있지만, 철수한 지 10년이 넘었다”면서 “시대를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해병대는 독도 등 도서방어 신속대응 및 상륙작전 등 국가전략기동군 임무를 맡고 있다.

숙명여대 홍규덕교수는 “시대가 변한 만큼 경계 작전 개념도 바꿔야 한다”며 “기지 외곽 경비를 민간 군사 기업(PMC)에 맡기는 미군의 사례를 참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군전역자들은 “우리 해군의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부분이다. 민간인에게 무단침입을 허용한 것은 관련 부대와 경비근무자의 일부 실책이다. 이 부분에 대해 해병대 투입문제까지 거론되는 것은 아전인수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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