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숭해심 유천희해 - 과천초당에서 / 차용국
객지를 떠돌다가 한양에 돌아오니
옥녀봉 끝자락에 초당만 남았구나
인심이 떠나간 마당 희롱하는 잡풀들
처마 밑 강아지도 말을 잃고 누웠는데
어이해 홀로 깨어 새벽달을 지키는가
구름을 타는 달빛도 솔잎 위에 앉았네
한살이 아름차다 영화는 순간이다
백골을 두드려도 다시 올 리 없는 세월
붓길에 펼쳐진 세상 산숭해심 유천희해(山崇海心 遊天戱海)*
*산숭해심 유천희해(山崇海心 遊天戱海) : 제주도와 북청 유배에서 풀려난 추사 김정희가 과천초당으로 돌아와 말년에 쓴 작품으로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하늘에서 놀고 바다에서 노닌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