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수도권을 넘어 대전·충청, 호남권으로 번지고 있다. 신규확진자가 9일 만에 60명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하루 신규확진자가 생활방역 기준인 50명을 웃돌기는 10번째다. 통상 주말에 검사량이 적은 점에 비춰볼 때 재유행 징후가 짙어가는 형국이다.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번지고 해외유입도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비율은 11%대로 치솟았다. 지난 주 방역 당국이 “수도권에서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고 했는데 사태가 통제 불능의 상황으로 치닫는 건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의 절반이 몰린 수도권은 갈수록 태산이다. 서울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와 콜센터, 요양시설에 이어 대형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발 환자는 27명으로 늘었다. 이 교회는 신도가 1700명에 달해 신도의 가정·직장 등으로 연쇄감염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신도가 9000명인 수원 중앙침례교회에서도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고, 경기도 안양 주영광교회도 환자가 이틀 새 20명 가까이 나왔다. 대전과 충남·북, 광주와 전남, 대구 역시 감염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유입 감염도 심상치 않다. 해외유입 환자는 이달 둘째 주 40명에서 셋째 주 102명, 넷째 주 115명으로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지 6개월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고 50만명 이상이 숨졌다. 미국과 중남미부터 아시아, 유럽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해외유입이 대유행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실 줄 모른다.

사정이 이러니 ‘K방역’만으로 코로나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세균 총리도 어제 국제화상회의에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했다. 방역 당국은 고(高)위험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해외 감염원 차단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집단감염의 고리를 끊기 위해 현재 클럽 등 11곳에 국한된 고위험시설을 교회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정부는 어제 확진자 수 등 유행의 심각성과 방역조치의 강도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1∼3단계로 구분해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생활 속 거리두기는 1단계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은 서둘러 2단계로 전환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장기전에 대비해 의료·방역체계도 재정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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