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공자는 일찌기 논어에서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형제들에게 아무런 변고가 없는 것이 군자삼락중 제일의 즐거움이라고 갈파한 바 있다.

이렇듯 부모가 살아 계시고 형제들에게 아무런 변고가 없는 것이 군자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요즘은 형제자매들 사이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여 즐거움보다는 가족간의 반목과 고통을 안겨주는 경우를 우리 주변에서 자주 목도할 수 있다.

가족간의 갈등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하여 발생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생각이나 이념, 인생관과 직업관, 결혼관 등 여러 가지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존재한다.

이밖에도 형제들 간에는 부모의 재산상속과 관련하여 첨예하게 대립하는 등 재산상속과 관련한 갈등이 가족간에 커다란 재산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특히 재벌가 형제들간의 재산상속은 심한 갈등을 빚어 심지어는 법정으로까지 비화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 간에 벌어지는 갈등은 한 가정이 파탄나고 파멸까지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왕실에서조차도 형제들 간의 갈등으로 급기야는 둘째 왕자가 해외로 거처를 옮기는 등 영국 왕실도 가족 간의 갈등이 만만치 않음이 만천하에 알려져 세계인들의 주목을 끈 바 있다.

가족 간의 갈등이 심화 되고 표면화될수록 일개 가정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을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가정 내 갈등은 조기에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족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해소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가족간의 갈등은 어느 집에서든지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 오래전에 가족 간의 갈등을 소재로 한 영화가 상연되어 가족 간에 갈등을 겪고 있던 가족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바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감독한 '흐르는 강물처럼'이라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족 간의 갈등, 특히 아버지와 둘째 아들 간의 갈등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어서 많은 영화 마니아들로부터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오래전에 봤던 영화지만 기억에 남아서 가족 간의 갈등과 관련하여 몇 가지 소회를 적어볼까 한다. 이 영화에서 가족 갈등은 매클린 가족들의 강한 개성이 그 원인이었다.

특히 아버지와 둘째 아들 사이의 갈등은 도를 넘어설 정도였다. 아버지는 집에서 절대적인 존재로서 감정 표현을 억제하고 원칙을 고수하며 칭찬에는 매우 인색한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또 가족들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보수적이고 조금은 독선적인 한국의 아버지상과 일맥상통할 정도로 가족 갈등의 원천적인 제공자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족 간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부자간의 갈등과 두 아들의 현격한 성격 차이, 장성 후의 자식들의 사회진출, 둘째 아들의 사망에 따른 아버지로서의 상실감과 깊은 상처, 후회감을 담담하게 그린 가족영화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흐르는 강물처럼'은 실화지만 반전(反轉)과 갈등 요소가 극적으로 가미되어 있고 상황 등의 묘사가 뛰어났다. 

위 영화에서 봤듯이 가족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하여는 가장인 아버지의 포용력과 아량이 절실히 요구된다. 젊은 자녀들의 심리상태를 이해하고 칭찬해 주며 자녀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자상한 친구 같은 아빠, 자녀들의 아픈 상처를 쓰다듬어 주고 포근히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너그러운 어버이가 현대에는 필요하다. 

자녀들도 한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에 대하여 순종하는 마음과 웃어른께 공경심과 예의심을 갖고 대하는 태도를 보이며, 보다 솔직한 대화로 오해의 폭을 줄이고 마음의 간격을 좁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가정에서의 갈등문제가 무엇인지를 간파해서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의 발생을 줄이는 최선의 예방책이며 또한 행복한 가정을 위한 지름길이기도 하다.

8월 휴가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여행이 여의치 못하다. 이럴 때,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앉아 로버트 레드포드 감독의 '흐르는 강물처럼'과 같은 가족영화를 함께 본다면, 가족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단절된 대화와 사랑에 대해 많은 것을 되새기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올여름 휴가는 가족들끼리 정이 넘치고 웃음이 가득한 페밀리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은 휴가 보냄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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