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부산에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중 지역감염이 해외유입보다 많다. 수도권에서 교회발 집단감염이 n차 전파로 이어지며 하루 30만명의 고객이 찾는 서울 남대문시장까지 퍼지는 양상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 비율도 7월 말 5.9%에서 최근 10%를 넘어서면서 지역사회 감염이 다시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발 집단감염은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를 거쳐 인근 중앙상가까지 전파됐다. 중앙상가는 3개 동으로 이뤄졌는데 확진자가 나온 C동만 따져도 매장 수가 500여개에 이른다. 이미 관련 확진자가 30명 이상 쏟아졌는데 갈수록 불어날 게 불 보듯 뻔하다. 고양시 기쁨153교회와 김포 주님의샘 장로교회발 관련 확진자는 30명을 웃돌았다. 부산도 심상치 않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러시아 선박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경보건고에서도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동안 잦아들었던 해외유입 확진자도 두 자릿수로 늘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맹위를 떨치면서 전 세계 확진자가 43일 만에 1000만명 이상 불어나 그제 2000만명을 넘어섰다. 해외유입 사례가 증가할 여지가 커졌다. 게다가 해외유입 확진자들에게서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 새 유형의 코로나19 변이 3건이 확인돼 걱정이 크다.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감염이 재확산하는 건 방역이 느슨해진 탓이 크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24일 전국 교회의 소모임 및 단체식사 금지 조치를 해제한 뒤 교회발 집단감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종교행사 중에는 마스크를 벗지 말고, 소모임과 단체식사 등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노래연습장·단란주점·카페·주점과 같은 3밀(밀폐·밀집·밀접) 시설에서도 거리 두기와 손 씻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토록 해야 한다. 이 와중에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지면서 이재민이 7500명 이상 발생했다. 이들을 좁은 공간에 수용하다 보니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방역 당국은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의 밀집도를 최대한 낮추고 마스크·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 지원 및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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