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예로부터 치산치수(治山治水)는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이다. 예나 지금이나 시대를 가리지 않고 국가에서는 산과 물을 잘 다스리기 위하여 갖은 방편을 써서 예방하고 관리한다. 그만큼 산과 물은 잘만 관리하면 온 국민에게 은덕를 베풀지만 그렇지 못하면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고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유럽의 경우, 라인강은 유럽에서 가장 긴 1,320㎞의 강이다. 스위스를 비롯하여 리히텐슈타인,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6개국을 거치는 국제하천이다. 江인접국가간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수로를 관리하며 수해를 예방한다.

아프리카 나일강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나일강은 적도 부근에서 발원하여 에티오피아, 수단, 우간다, 이집트를 거쳐 지중해로 흘러가는 6,700㎞의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강이다.

이 강도 매년 수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아스완댐이 완공되면서 강의 범람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인접국가들 간에 물의 이용에 관한 협정을 맺어 인접국가들 사이에 물로 인한 분쟁을 방지하고 수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템즈강은 글로스터주 코츠월드 구릉지대에서 발원하여 잉글랜드 중남부를 관통하여 북해로 흘러드는 총 336㎞의 영국 최대의 강이다. 이 강은 런던항만청에서 강 주변 오염방지와 이용규제를 총괄하면서 강의 범람과 수해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예방하고 있다.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은 미국 북부 마시산에서 발원하여 뉴욕만으로 흘러드는 490㎞의 강이다. 이 강도 역시 강 주변의 수질악화와 범람 등 수해를 막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으로 수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선박 운항 등 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주운(舟運) 계획도 수립하여 실효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장마가 올여름 내내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홍수성 장맛비에 집중호우까지 쏟아졌다. 제방이 무너지고 하천이 범람하고 산사태까지 발생하여 사망과 실종 등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주택이 파괴되고 많은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하였으며 도로가 유실되는 등 재산상의 피해도 엄청났다. 특히 집중호우성 장맛비로 산사태와 토사 유출에 따른 피해가 줄을 이었다. 산중턱에 무분별하게 설치한 태양광 시설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국민적 의혹이 있다.

매년 장마철에는 국민의 인명피해와 재산적 손실이 발생하는 등 자연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함으로써, 국가의 치산치수 정책이 잘못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국민에게 갖게 하였다.

정부에서는 지금까지의 치산치수 대책을 재검토하여 우리나라 산과 하천, 지형지물에 맞는 새로운 수해예방대책을 신속히 수립하여 추진할 것을 수해 이재민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민은 바라고 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치산치수(治山治水)를 잘한 선진국에서는 수해가 드물게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치산치수 대책 마련에는 당리당략(黨利黨略)적 차원을 떠나야 한다.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정당을 위한 정책이어서도 안된다.

그야말로 국민과 나라를 위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엄중하고도 정교한 치수 대책 마련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 이번 전국적 규모의 엄청난 수해상황을 지켜보면서, 국정 담당자들은 현명하고도 올바른 치산치수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올바로 인식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