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달식 논설위원

‘인생의 맛은 미분이요, 인생의 열매는 적분이다!’

(Flavor of Life comes from Differential, Fruit of Life is Integral!)

라는 말을 만든 것은 공학자로써 인생을 바라본 수학적 모델이다.

사람들은 수학을 싫어한다. 삶 속에 필요하지도 않는 그 어려운 것을 왜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소위 ‘수포자(수학 과목을 입시에서 포기하는 자)’를 양산하고 대학에서도 수포자가 입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으니, 더욱 그러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분과 적분은 가장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 속한다. 그렇지만 수학은 계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산술(Arithmetic, 算術)이 아니고 철학이다. 한국 교육에서는 단순 반복을 통한 틀림이 없는 계산 능력을 육성하다 보니, 수학의 참된 맛을 모르고 싫어하게 한다.

미분은 변화율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순간의 변화율이고 다른 말로 하면 기울기이다. 주식을 하는 사람에게 주가의 변동은 이 기울기로 표현되고, 급상승인 경우 그 기울기 정도가 심해진다. 우리가 즐겨 먹는 것도 맛이라는 자를 사용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맛이 있거나 단 것 또는 매운 것 등 그 강도가 센 것일수록 미분 값이 높아진다. 그런데 미분 값이 큰 것일수록 쉽게 질린다. 지금도 H호텔의 뷔페라면 가격이 만만치 않고 맛도 있다, 그렇지만 돈을 떠나서도 매일 먹을 수는 없다.

생활하는 것도 미분 값이 다르다, 일을 하는 것이나 공부를 하는 것은 개별적인 차이가 있지만 미분 값이 작은 까닭에 오래 할 수 있다. 골프나 축구 같은 스포츠를 하거나 게임을 하면 미분 값이 올라간다. 골프도 처음에 재미를 느끼다가 맛이 떨어지면 꼭 내기를 한다고 한다, 한 타에 수 천 만원이 걸린 게임을 해봤다는 프로의 이야기가 얼마나 그 미분 값이 컸는지를 알려준 적도 있다. 사람들은 점점 그 수치를 높이기 위해 돈을 걸고 도박을 하게 되며, 술과 성적인 쾌감의 단계를 지나면 마지막엔 마약으로 가게 된다. 돈 역시도 그러한 듯하다. 일반인들은 백억 원 정도의 자산이 있으면 그저 행복하여 잘 살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들은 더욱 큰 갈증을 느낀다고 한다.

아랍의 속담에 ‘매일 해가 뜨면 사막이 된다.’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인생에 늘 해가 뜬 맑은 날만 있으면 행복하고 열매를 맺는 삶을 살 것 같지만, 결국 사막이 된다는 섬뜩한 지혜가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만족을 느끼고 행복해하지만, 지나치면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마약이나 도박 그리고 성적 쾌락 등은 미분 값이 매우 크지만, 그 인생은 행복할 수 없다. 자기 절제를 하지 못하면 폐인이 되고 만다, 돈과 시간이 많을수록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미분과 쌍이 되는 적분(Integration, 積分)은 쌓아 올리는 것이다. 인생을 ‘누구와 같이 무슨 생각을 나누며 생활을 해왔는가’를 적분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흔히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나 높은 지위나 명예를 얻는 것에 혈안이 되어 달려가고 있다. 인생의 열매는 순간적인 기쁨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전체의 순간을 쌓아놓은 적분 값에 의해 정해진다. 착한 일도 한 번만 해서는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돈을 많이 벌었다 하여도 크게 잃어버리면 가난뱅이가 되고 만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는 살아가는 맛이 있어야 하고 건전한 사람들은 열매를 맺는 인생이어야 한다고 본다. 보통 인생 설계를 할 때 ‘과연 내 묘비명에 무엇이라고 쓰여지고 싶고, 남들은 나의 묘비명으로 과연 무엇을 쓰고 싶어 할까?’ 생각해보기를 권해 본다. 사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자녀를 좋은 대학 보냈다’ 혹은 ‘화장실 3개가 있는 집에 살았다’ 등과 유사한 것이 많을 것이며 그나마도 이러한 것을 기록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지역 혹은 국가공동체 그리고 세계사에 무슨 유익이 있을까? 그리고 한 걸음 나아가나는 후회 없이 삶을 살았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인생은 앞서 설명한 미분 값이 높은 것들이 그 상태를 오래 지속한다고 하여 높은 의미와 가치가 있는 적분 값을 갖는 것이 아니다. 가끔씩은 활력소처럼 높은 미분 값이 필요하지만, 혼자만이 아니라 공동의 꿈을 향하여 적절하게 미분 값을 설정하고 좋은 사람들과 같이 삶의 조각들을 쌓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향이 풍성하고 열매가 가득한 인생을 살게 되리라 믿는다.

돈과 권력 그리고 명예 역시 물과 같다. 함박눈이 차가우면서 흔한 것이지만 환희와 기쁨을 주는데 유사하지만 우박은 그렇지 못하다. 앞서 열거한 세 가지도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면 동일할지 몰라도 각 개인에게는 다르게 다가온다. 십만 원이 넘는 음식을 그것도 가족과 먹으며 싸우는 것과 집에서 비빔밥을 같이 나누며 먹는 것은 굳이 설명이 필요가 없다. 권력과 명예 역시 가슴속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지 그 서열이나 강도가 그 인생의 열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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