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식 논설위원

물 부족이라던지 대기 오염문제라든지 환경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으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인식이 바뀌지 않는 우리의 무감각함과 자원순환의 헛점, 자원순환은 꼭 필요한 시대적 사명이기에 대해 얼마 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며칠전 주말에 운동을 하기 위해 늘 다니던 휘트니스 클럽을 갔다. 그날따라 사람이 많았는데 개인 물통을 소지하고 다니기에 물을 받던 중 옆을 돌아보니 고깔 모양의 일회용 종이컵이 휴지통에 한 가득이다. 심지어는 개인 물통을 소지하고 있는 회원들도 그냥 종이컵에 따라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으로 직결되는 현장 앞에서 너무 안타까워 매니저에게 넌지시 물어보았다.

''이 종이컵은 물 한번 마시고 버리는 것인데 아깝기도 하고 모두가 컵이 있는데 굳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그렇긴 한데 저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드리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비치해놓고 있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고소한 커피 한잔의 내음이 그리워 단골 커피 전문점에 들렀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고 앉아있자니 탁자 위에 진동 벨이 울린다. 그런데 컵이 일회용 종이컵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장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였고, 모두 도자기 컵에 음료가 담겨 나왔는데 마시고 간다고 미리 말했음에도 일회용 컵에 담겨 나온 사실이 의아해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알고 보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하면 감염병 위기경보단계가 ‘경계’ 이상일 경우에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품 규제를 일시 제외할 수 있고, 이후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일회용품 사용규제 제외대상을 모든 지역으로 확대, 지자체장의 결정에 따라 대부분 지역이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하고 있단다. 전부는 아니지만 커피 전문점에서 한동안 줄어들었던 플라스틱과 종이 사용이 또다시 늘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도자기 컵을 깨끗이 세척하여 사용해도 될듯한데, 코로나 19가 환경오염을 부추기는 또 다른 이유가 되어 있었다. 또, 코로나 감염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음식점이나 프렌차이즈 매장을 방문하기보다는 배달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가뜩이나 환경오염의 주범인 음료수병, 기름 묻은 종이 포장지나 상자, 플라스틱 그릇 등의 사용량이 최근 들어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알루미늄 포장지는 없애고 종이 포장지면 충분하지 않을까?

환경오염을 가져오는 또 다른 이유로 최근 사용되는 일회용 마스크도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회용 마스크는 병균 문제로 소각해서 처리해야 하니 대기오염의 주범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인 사회적 거리두기 장려로 인해 대중교통보다는 자가용 이용을 권장함에 따라 차량 2부제와 공공기관 승용차 요일제가 일시 중지되었고 이에 따른 자가용 이용자가 많아져 결국 온실가스 효과로 대기오염의 농도를 짙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지만 나중을 생각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 무분별한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이 계속되면 환경오염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을 분리수거 해도 실제 수거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30~40% 정도라고 하고, 나머지는 소각되거나 매립된다고 하니 재활용이나 분리수용도 중요하지만, 아예 처음부터 안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첫째는 헬스클럽에서는 개인컵을 갖고 다니면서 종이컵 사용을 하지 않아도 되고. 커피전문점에서도 깨끗이 세척한 도자기 컵을 사용하거나 개인컵을 쓰면 된다. 그리고 배달음식을 주문할 경우 비닐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일회용 숟가락과 나무젓가락을 제외하고 시키는 등 일상 속의 사소한 부분에서라도 쓰레기 생성을 아예 차단하는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둘째, 쓰레기 줄이기를 위해서는 나무 숟가락, 젓가락, 포크 등 주방용품을 사용 가능 여부를 따져보아 나무로 된 제품으로 사용한다면 그나마 나무는 자연으로 돌아가 재순환을 할 수 있기에 쓰레기 줄이기에 탁월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셋째는 음식물 포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편의점에 가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등이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되어 있는 제품이 많다. 게다가 그 위에 비닐로 싸여있다. 굳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비닐만 하면 충분할 것인데 자원의 낭비이다. 제품 생산업체의 의식도 빨리 바꿔야 한다.

넷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이다. 음식물 쓰레기가 위협이 되는 이유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결국, 적당량을 구입하여 확실히 소비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묘수가 없다. 우유 같은 경우 냉장 보관만 잘 하면 유통기한보다 오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소비기한이다. 낭비하는 습관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로 인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한 환경오염의 문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쓰레기를 매립하면 결국 썩은 오염물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결국 식수로도 농작물 재배용으로도 사용하기 어렵고 또 오염된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 ​물고기나 해양 식물들이 이를 먹게 되고, 결국 우리는 쓰레기로 오염된 채소와 과일, 생선을 먹게 된다. 이렇듯이 환경오염은 원인 모를 각종 질병을 만들고 인간의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늘도 무심코 쓰레기를 버린다. 생활수준은 향상되어 가는데 환경에 대한 의식과 보호의 습관은 수준미달이다.

지구는 인류가 사는 큰 집과 같다. 깨끗한 지구에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온 인류가 쓰레기를 만드는 습관부터 버려야 한다.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 첫 번째이며 그다음이 철저한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률을 늘이는 것이다. 지구는 우리의 것만이 아니다. 아끼고 보살피고 깨끗하게 잘 관리해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삶의 터전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감사함과 주인의식으로 지구를 아끼는 문화가 완전히 정착될 때 아픈 지구는 다시 회복될 것이다.

죽느냐 사느냐는 결국 지구의 생태 살리기에 달려있다. 그린산업 활성화와 더불어 물이든, 공기든 결국 우리가 어떻게 절약하고 쓰지 않을 것이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본다. 환경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적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