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여명 발생했다. 이로써 수도권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14일 이후 누적 확진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어 폭발적 확산의 위험을 안고 있는 ‘깜깜이 환자’ 비중이 17%에 달해 무차별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2차 대유행 위기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라고 하니 각별한 자제가 요망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중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 걱정된다. 국립중앙의료원 산하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9명이었던 코로나19 중환자는 24일까지 32명으로 늘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광복절 집회 관련자 중 고령자가 많은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앙임상위는 앞으로 일주일간 중환자가 100명 이상 늘 수 있다고 추산했다. 더구나 최근 2주간 발생한 환자의 32%가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고령층 환자는 감염병에 취약해 병세가 급속히 나빠질 수 있고 치명률은 젊은층의 수십∼수백배에 달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수도권 중환자실 가용 병상이 모자란다고 한다.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은 어제 “전체 수도권 병상 수는 85개인데 24일 기준으로 가용 병상은 7개 정도”라고 밝혔다. 심지어 충남과 전북 지역은 중환자 병상이 한 개도 남아 있지 않다니 여간 큰일이 아니다. 주 실장은 이달 말 코로나 입원 환자가 정점을 찍으면서 병상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병상 확보를 위한 보건당국과 병원, 지자체 등의 유기적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지난 2월 대구·경북에서 불거진 병상 부족 사태가 재발해선 안 된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기다리다가 숨지는 비극은 최대한 막아야 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고 할 만큼 엄중한 위기 상황이다. 상황에 맞춰 치료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의료시스템이 통째로 마비될 위험이 있다. 방역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을 비우도록 하는 등 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하루 200명 이상의 확진자가 속출하는 만큼 경증환자들이 입실해 치료할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의 확충도 서둘러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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