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음식물을 섭취하고 물품을 활용하며 재화를 소비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것이 쓰레기다.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농경시절에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대부분 농산물에 의한 쓰레기였다.

그런 쓰레기를 풀과 짚, 가축의 배설물 따위를 모아 발효시켜 거름으로 재활용함으로써 쓰레기가 사회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다못해 인분까지도 거름으로 만들어 활용할 만큼 생활주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재활용도가 매우 높았다. 생활 쓰레기는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자연 친화적 선순환 구조였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산업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대량소비시대가 도래하였다. 산업화는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준 반면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과 같은 산업형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생하였다. 또한 도시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인구가 도시로 밀려들어 거대 인구화와 과밀화가 이루어지면서 쓰레기의 발생량도 갑작스럽게 늘어났다.

정부 당국에서는 쓰레기 처리를 놓고 갖가지 정책을 다양하게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쓰레기의 분류배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불편하다는 이유 때문에 국민들의 거부감과 반발이 심하였다.

그러나 분류배출에 대한 효용성과 재활용 가치가 높아지면서 생활환경이 깨끗해짐을 경험하게 된 국민들의 인식변화로 인하여 쓰레기 분류배출 제도가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는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아직도 생활 쓰레기의 양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의 쓰레기는 농산물처럼 썩거나 분해되는 환경친화적인 쓰레기가 아니라 썩지도 않고 분해되지도 않는 공해물질로 변질되어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쓰레기는 잘 활용하면 거름이 되어 인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재활용 가치를 높여 자원을 절약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등 순기능을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인간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백해무익한 악성 폐기물질로 변한다. 쓰레기는 버리면 폐기물이지만 재활용하면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필요한 때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하여 전국의 쓰레기 처리장과 매립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하루의 처리량을 초과하여 과부하 될 만큼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어 해당 기관에서는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즘 코로나19 사태 예방을 위하여 방역 당국에서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까지도 불사하겠다고 밝히고 있을 만큼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들을 강력하게 취하고 있고 이에 온 국민들이 잘 호응하고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다.

따라서 요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맨얼굴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거의 볼 수 없을 만큼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가 돼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런데 길거리를 가다 보면 다 쓰고 난 마스크를 길가에 그대로 버린 폐마스크를 발견할 수 있다. 한번 착용하고 버린 폐마스크는 코로나19에 오염됐을지도 모른다.

그와같은 오염 가능성이 높은 폐마스크가 길가에 그대로 버려진다면 제2의 감염원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마스크 처리에 대한 방역 당국의 안내문이나 안내방송은 어디에서도 보거나 들을 수가 없다.

5천만 국민 모두가 착용하고 버리는 폐마스크의 양도 대단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폐마스크는 쓰레기다. 그것도 오염가능성이 높은 공해(公害) 쓰레기다. 그러므로 마스크의 의무적인 착용 못지않게, 자칫 코로나19를 감염시킬 수 있는 폐마스크에 대한 처리방법에 대하여 안내문과 안내방송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강한 아쉬움이 든다.

폐마스크의 배출규정도 제정해서 함부로 버리거나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리는 행위는 하지 못하도록 계도 해야 할 필요성을 방역당국에서는 엄중하게 인식했으면 한다. 아울러 무심코라도 폐마스크를 아무 곳에나 함부로 버리지 않도록 국민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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