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최근들어 우리나라의 의술이 발달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평균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울러 국민들 각자가 개인별로 건강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건강하게 사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또한 주변에서 건강한 모습의 노인이나 어르신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노인인구도 늘어나는 것이다.

노인인구란 65세 이상 인구를 말한다.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26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즘 노인들은 예전보다 건강하고 활달해서 노인이라는 말보다는 장년이라는 호칭이 더 자연스러울 만큼 젊어 보인다.

그래서 현재의 65세 노인 연령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마저 들 정도로 국민들이 점점 젊어지고 건강해져 가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로 가면 앞으로 몇 년 뒤에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즉 2060년에는 인구 절반이 노인들로 채워지며 2047년에는 가구의 절반이 고령자 가구가 되는 등 바야흐로 '노인의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계 기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나이가 드신 어르신들은 젊은이들보다 심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는다.

나이가 들어가면 계절의 변화부터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다. 젊은 때는 아무런 느낌도 없던 가을이 어느 날인가부터는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단풍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고 불어오는 바람도 차게 느껴지며 가슴에 쓸쓸함도 폐부로부터 전해진다.

매일 오가는 출퇴근 길가에 심어져 있는 가로수의 단풍이 어느 날부터인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징조다. 계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먼 산으로 옮겨가면서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진다. 세월의 흐름이 몸으로 느껴지면서 자신이 늙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가까운 사물이 잘 보이던 눈이 어느날부터 인가는 침침해져서 잘 안보인다.

돋보기가 없으면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돋보기를 착용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착용 시간도 점차 늘어난다. 반대로 눈이, 먼 곳에 있는 경치가 더 잘 보이는 원시화(遠視化) 현상이 차츰 심화된다. 이는 '가까운 곳이나 작고 세세한 것을 보기보다는 먼 곳을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을 관조(觀照)하라'는 조물주의 깊은 뜻임을 알아야 한다.

주변에 있는 것보다 먼 자연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라는 뜻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을 되돌아보고 겸손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몸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인격체가 원숙하게 익어가는 것임을 자각하고 아름다운 노인이 되기 위하여 보다 원만하고 여유롭고 완숙한 인격체로 스스로를 바꿔야 한다.

젊은이들이나 자식들에 대한 의타심을 버려야 한다. 잔소리를 하거나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면 안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의 신변을 깨끗하게 간수하여 몸으로부터 나는 불쾌한 체취가 나지 않도록 해야 며느리나 손주 등 가족들이 가까이 온다. 가끔씩은 용돈도 주어야 한다. 집안에서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이것저것 잔심부름을 시키면 가족들이 좋아하지 않음으로 가급적 직접 움직여야 한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다가오는 노인 시대를 아름답게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는 적당한 일거리를 만들어 계속 움직이고 활동을 해야 기본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취미활동을 통한 격조 있고 품격 높은 노인이 되도록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고 정신을 수양하며 고매한 품성이 고양되도록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연마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냥 늙어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어르신, 존경받는 웃어른, 아름다운 노인 시대의 주인공이 돼가는 심오한 과정임을 스스로 깨닫고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비로소 아름다운 노인이 될 수 있음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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