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지역 정치인, 이성호 시장 ʿ사퇴ʾ 촉구
사실상 부시장 대행체제 장기화… 시정 공백 우려

이성호 양주시장의 가늠할 수 없는 병환과 그에 따른 시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역정가에 널리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0월 20일 오전 10시 양주시 청사 광장에서 양주지역 선출직으로 활동했던 정치인들이 모여 ʿ자진사퇴ʾ의 결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파장이 예상된다.

기자회견에는 양주지역 전 경기도의원들의 모임인 경기도의정회 양주지회(대표 한형석)와 전 양주시의원들의 모임인 양주시의정동우회(대표 유재원), 김성수 전 국회의원과 현삼식 전 양주시장 등 여야 지역정치인이 참여했다.

이날 한형석 대표(더불어민주당, 전 도의원)는 부시장 대행체제 성격의 시정 장기화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질책과 시장직을 내려놓고 치료에 전념하라는 선배 정치인들의 충고가 섞인 편지형식의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건강 문제로 시정에 참여하지 못한 지 벌써 2년여가 지났다. 하지만 양주시는 시장의 건강을 비밀로 취급하며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대다수 시민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시장이 정상 출근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면서 “저희는 한때 양주시민의 선택을 받아 봉사한 적이 있는 전 양주지역 정치인들로 이성호 시장의 공백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이날 “지역 행정의 중심인 시장의 기민한 대처와 빠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고 진단하면서 “시장의 건강은 양주시정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

또 “양주는 23만여 명의 시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시장 개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양주시의 중요한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들의 노고와 시스템으로 큰 문제없이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지만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만 운영된다면 민선 시장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ʿ2개월 후 사임한다ʾ, ʿ그만둘 생각 없다ʾ는 등 최근 이 시장 동정과 관련해 흘러나오는 소문에 대해선 “더는 안 된다. 공직에 몸담은 적이 있는 저희는 시장의 건강 문제가 양주시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이상 침묵할 수는 없다는 데 (우리가) 뜻을 모았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역정치 선배로서의 충고도 남겼다.

기자회견문 말미에 “이제 결단을 내려야한다. 공자는 벼슬할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만하면 그만두고, 오래 머물만하면 오래 머물고, 빨리 떠날만하면 빨리 떠났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이 공직자의 참 자세라고 믿는다”면서 “개인을 위해서라도 복잡한 시정에서 물러나 건강 회복에 힘쓰라”고 안타까운 심경과 쾌유를 기원했다.

한편 현행 국가공무원법에는 휴직 기간이 끝나거나 휴직 사유가 소멸된 후에도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는 면직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단,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장기 요양이 필요할 때 연가, 병가, 공가, 특별휴가 등의 휴가를 낼 수 있으나 일반병가의 경우 연 60일 이내, 공무상병가는 연 180일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기자회견문 전문〕

양주시장께 드리는글
코로나19 방역과 시정에 애쓰시는 시장님과 양주시장의 투병중에도 최선을 다하는 양주시 공무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희는 양주시민의 선택을 받아 양주 발전을 위해 봉사하였던 국회의원과 양주시장 그리고 경기도 의원과 양주시의원 출신 정치인들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은퇴하여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양주시를 대표하고 계신 시장님께 존경을 표함과 동시에, 시장님의 빠른 쾌유를 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님의 병환이 해를 넘기고 있고,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며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금 시장님의 건강 상태는 양주시의 비밀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공직자들의 입은 닫혀 있고, 언론보도에서도 건강 할 때의 사진을 게제하여 일반 시민들은 시장님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알 도리가 없습니다.
시장님의 건강은 양주시정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현재 양주는 코로나19 확산과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하여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정부가 양주시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발표하여 행정의 중심인 시장의 기민한 대처와 빠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님, 이번 수해 때 얼마나 현장을 찾으셨습니까?
코로나 방역에 여념이 없는 보건소 직원과 읍면동 직원들을 얼마나 격려해 주셨습니까?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 자영업자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어 공장 못 돌리는 중소기업인들,
폭우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들으셨습니까?

지금도 양주에는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시장님의 병환을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인지상정이나,
양주는 23만여 명의 시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입니다. 시장 개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양주시의 중요한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 양주시 공무원들의 노고와 시스템으로 큰 문제없이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지만,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만 운영된다면 민선 시장의 존재 의미는 무엇입니까. 시장님의 긴 부재가 민선 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저희가 시장님의 건강 문제를 접한 것은 근 2년전 입니다. 하지만 시장님이 금품수수나 불법 이권 개입, 서울시장 부산시장 충남지사와 같은 듣기 거북한 성추문 사건에 연루된 게 아닌 만큼 시장님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바라고 침묵하며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시장님의 병은 날로 깊어지고 있고, ‘2개월 후 사임 하신다더라’는 이야기는 벌써 몇 번이나 번복됐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그만둘 생각이 없으시다’는 소식까지 접했습니다.

더는 안 됩니다.
선출직 공직으로 일했던 저희는 시장님의 건강 문제가 양주시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더 이상 침묵할 수는 없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이것 만이 지난날 저희를 믿고 선택해 주신 존경하는 양주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양주시는 지역 발전의 최대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정성호 국회의원님은 국회 예결위원장이고, 박재만 도의원님은 도의회 예결위원장입니다. 양주시 역사에 없던 일이며, 양주 발전을 10~30년은 앞당길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럼에도 양주시는 시장님의 건강 문제로 이 중차대한 시기를 그저 흘려보내고 있습니다. 시장님의 부재로 인한 불평불만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작은 식당을 운영할 때도 사장이 매장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하물며 시정은 어떠하겠습니까.

민선 양주시장은 어려운 시민들을 만나 민원을 해결하고 격려하며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이며 그것이 선출직 민선 시장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존경하는 시장님!, 
지금 이 역할을 얼마나 이행하고 계십니까?
아니, 얼마나 이행할 수 있는 상황이십니까?

이제 결단을 내리셔야 합니다. 공자는 벼슬할 만하면 벼슬하고 그만둘 만하면 그만두고, 오래 머물 만하면 오래 머물고, 빨리 떠날 만하면 빨리 떠났다고 합니다. 떠나야 할 때 떠나는 것이 공직자의 참 자세라고 믿습니다.

시장님은 양주의 4번째 민선 시장으로, 고졸에서 주경야독으로 도시공학박사까지 취득하신 입지전적인 분이십니다. 지도력과 학식을 두루 겸비하신 양주 시장이셨습니다. 하지만 자리에 대한 미련이 길수록 시장님의 지난 평판과 공적마저 훼손될 수 있음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시장님 개인을 위해서도 복잡한 시정에서 물러나, 건강 회복에 힘쓰셔야 합니다. 양주시 발전을 위해, 본인의 건강회복을 위해 시장님의 사퇴를 권고하며 현명한 판단을 촉구합니다.

부디 하루 빨리 쾌유하시길 빕니다.

2020년 10월20일

경기도의정회 양주시지회 회장 한형석
양주시의정동우회 회장 유재원
전) 국회의원 김성수
전) 양주시장 현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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