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각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직장과 학원, 사우나, 경로당 등 다양한 일상 공간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주로 수도권의 코로나19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가족 행사나 찻집 모임 등을 고리로 소규모 발병이 잇따르는 양상이다.

이에 충남 천안·아산시와 강원 원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전남 순천시도 11일부터 1.5단계 대열에 합류했다. 방역당국은 현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2∼3주 뒤에는 수도권도 거리두기 격상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에서 들어오는 확진자까지 다시 증가하는 추세여서 방역당국으로서는 지역감염과 해외유입 확산을 동시에 차단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했다.

지금 유행하는 코로나19 유전자형은 GH그룹으로 감염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도 15% 안팎을 오르내려 꺾이지 않고 있다. 이번 확산세를 조기에 꺾지 못하면 겨울철 2차 대유행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감염병 환자 1명이 몇명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보여주는 ‘재생산지수’는 이미 수도권에서 1.5 내외로 측정되고 있다. 방역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재유행을 막지 못하면 개인의 소중한 일상이 깨지고 조금씩 살아나던 경제 불씨도 다시 사그라들 것이다. 방역당국과 국민은 초심으로 돌아가 방역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한다. 국민 개개인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시 한 번 발휘해야 할 때다. 교회 등 각종 단체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도 집회를 자제해야 한다. 공동체 안전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K방역의 공든 탑이 무너지는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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