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문제가 절박하다. 세계적인 현상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나19) 여파로 기업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지만, 정작 더 큰 걱정은 이후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수출 실적에서 뚜렷이 드러나듯 국내 주력 수출업종의 타격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한 탓이다.

특히 고용보험 등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인 특고와 프리랜서들의 타격이 크다. 민주노총이 최근 26개 직종의 특고 노동자 246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특고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변화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이 없어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이 57.5%로 가장 많았다. 특고와 프리랜서의 실직율과 소득 감소율은 직장인 평균보다 높았다.
중앙·지방정부, 정치권, 기업, 가계 모두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 최대 화두다. 민생(民生)의 절박함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러잖아도 그동안 오랜 불황에 부익부빈익빈, 민초의 삶은 하루하루 버겁기 그지없다. 민생 현장의 어려움 해결에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할 당위가 여기에 있다. ‘이식위천(以食爲天·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과 ‘안민익국(安民益國·백성이 편안해야 나라에 이롭다)’을 신념으로 삼아야겠다.

부자와 권력자들은 재물을 비롯해 ‘믿는 구석’이 있어 별무 걱정일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자영업자와 서민, 청년 실업자 등은 하루하루의 삶이 고역인 게 현실이다. 여러 통계들이 고소득층보다는 중간층 이하 서민층이 생활하는 데 경제환경이 더 나빠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에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

대통령부터 장차관, 국회의원 등 국정을 이끄는 지도자층의 각별한 책임이 요청된다. 후한 때 사상가 왕부(王符)는 ‘잠부론(潛夫論)’에서 “한 나라의 지도자는 백성들을 부유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爲國者 以富民爲本)”고 강조했다.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고용구조, 실질소득, 실질주택가격은 물론 식료품비, 주거광열비, 기타 소비지출, 교육비, 실질전세가격에서 세금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 사실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지수 등은 민생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정부가 서민들을 지속적으로 보살피도록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민생지수를 개발해야 한다. 빈곤을 다수 백성, 곧 서민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가 선결요건이다. 예컨대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경제로 가는 것이다. 여기에 소득수준별 복지정책도 펴야 한다. 경제 회생에 할 일이 많고 시간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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