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로같이 따스한 사회' 기대

김선동 논설위원l승인2021.01.18l수정2021.01.1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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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선동 논설위원

요즘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동장군이 위세를 부리고 있다. 대한(大寒)을 앞두고 기온이 많이 내려가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본격적인 한겨울이다. 이렇게 날씨가 추운 날에는 따스한 난로가 최고의 인기 품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임의 성격과 나들이의 행태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다수가 참석하는 모임이었으나 코로나19 방역단계가 2.5단계로 상향되면서 모임이 부부나 연인들, 또는 5인 이하의 소수만 미니모임을 하는 형태로 변형됐다.

모임이 끝나면 가까운 카페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우애를 두터이 하던 시절도 변했다. 요즘은 두세 명 만이 카페를 찾아서 대화를 나누고 커피향에 젖는다. 이와 같은 변화에 발맞추어 요즘의 카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좌석도 띄엄띄엄 앉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바깥은 영하권 아래로 떨어지는 엄동설한의 강추위 날씨지만 어느 지역을 불문하고 카페 안에는 난방시설이 잘 갖춰져 따스하고 온기롭다. 일부 카페에서는 분위기를 살리고 특색있는 카페를 만들기 위해 난로를 설치하는 카페가 생겨났다. 의외로 난로가 있는 카페는 고풍스럽고 아늑해서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꽤 많이 찾는다.

난로가 설치된 카페는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분위기도 좋아서 겨울철에는 많은 사람에게 인기가 높다. 검은 구름이 잔뜩 끼고 눈이 내리는 날에는 따스하고 훈훈한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다. 특히 장작 난로가 있는 카페는 안온하고 훈훈하여 옛날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다.

장작 난로를 보는 사람들은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워한다. 난로 아궁이에는 팔뚝만 한 장작들이 강렬하게 타면서 높은 열을 내뿜는다. 따스함에 이끌려 모두가 난롯가 주변으로 다가와 언 손을 녹인다. 난로가 내뿜는 열기가 의외로 높아 앉자마자 얼굴이 뜨겁다.

난롯가가 너무 뜨거워 옆자리로 옮겨 앉는다. 장작 난로를 처음 본다며 이리 보고 저리 훑어보며 신기한 듯 카메라에 담는 신세대 젊은이들도 꽤 있다. 조개탄 난로를 겪은 연세가 지긋한 세대들은 따스한 커피가 몸속으로 들어가면 어릴 때 난로에 얽힌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잠깐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어릴 때 추억들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스쳐 지나간다. '타' '타' '타' 난로에서 나는 장작 타는 소리가 참 듣기 좋다. 창밖에서는 화부 아저씨가 장작을 만드느라 통나무를 톱으로 썰고 토막을 내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화부 아저씨의 이마에는 한겨울을 아랑곳하지 않고 구슬땀이 맺힌다.

화부 아저씨가 연신 이마의 땀을 훔치기에 여념이 없다. 그 모습이 어릴 때 많이 봤던 한편의 추억이다. 초등학교 때, 쉬는 시간에 교실 밖에서 놀다가 들어와 난로 불가에서 꽁꽁 언 손을 녹이던 시절. 서로 난로 가까이에서 난로 불볕을 쬐려고 같은 반 친구들끼리 몸싸움을 벌였던 일. 뜨거운 난로 열에 교복을 태우고 선생님께 야단맞던 일. 난로 위에 도시락을 올려놓고 뜨겁게 데워 먹은 일. 공부 잘 했다고 난롯가에 앉아 공부하던 일. 난롯불이 꺼질세라 콧등이 새까맣게 된 줄도 모르고 조개탄을 서로 넣으려고 경쟁하던 일 등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추억에 잠시 젖는다.

이렇듯 난로는 제 몸을 달궈, 많은 사람의 몸을 녹이며 즐거움을 선사한다. 난로의 따스한 온기가 사람들의 몸을 녹여 주고 마음을 풀어준다. 주변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난로 같은 사람. 국민은 난로처럼 포근하고 안온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한다.

우리나라에는 난로같이 따사로운 정치가가 필요하다. 난로는 겨울에 쓸모가 있고 필요한 존재다. 뭐니 뭐니 해도 겨울철엔 난로가 최고다. 요즘 우리나라 국민은 그와 같이 따스함이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춥고 쓸쓸하고 외로운 국민, 추운 냉방에서 언 몸을 구부리고 자야 하는 어려운 국민은 난로처럼 따사롭고 인간미가 넘치는 지도자를 갈구한다.

요즘 학교에 가보면 냉난방 시설이 다 설치돼 있고 자동으로 온도조절이 작동되게 돼 있어서, 필자가 어릴 때 공부하던 시절에 비하면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그런 좋은 시설과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요즘 학생들이 부럽다. 이처럼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윗세대들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어린 학생들도 그런 윗세대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면 싶다.

겨울에는 누가 뭐라고 하든, 등 따습고 배부르면 최고다. 올겨울도 그랬으면 좋겠다. 국민은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진정시키면서 국민을 진영을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포용하는 지도자를 원한다. 그리고 국민을 따사롭게 보살피고 훈훈한 정이 넘치는 난로 같은 지도자를 원한다. 신축년 올해는 이웃끼리 따스한 정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따스한 난로 같은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선동 논설위원  webmaster@sh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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