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난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알맹이가 빠졌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아 볼 수 없다. 예컨대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그런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발표한 2021년 신년사에서 '희망, 포용'을 제시했다. 그 이전 신년인사회 때도 국민 통합을 강조한 만큼 가시적 내용이 나오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 쏘아 올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국민통합의 상징적 조치임에도 외면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언급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맘만 먹으면 언제든 특별사면을 단행, 국민통합의 전기로 삼을 수 잇을 터인데도 ‘방기’하고 있다. 대선 경쟁이 본격화하면 결단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자금이 사면 결단을 내릴 때임을 환기시키고자 한다.

부동산 안정 문제도 그렇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에서 과거정부에 비해 보다 많은 주택공급을 늘렸기에 부동산 투기를 잘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저금리 때문에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상황에 더해 작년 한 해 인구가 감소했는데도 무려 61만 세대가 늘어났다"고 안정화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이는 부분적인 이유가 될지 모르지만 근본 이유는 아니다. 질적 수준이 담보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근래에도 전국의 집값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세 물건 부족이 주된 요인이다.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이 중저가 주택 매매로 돌아서면서 집값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의 공급과 수요를 양적으로 접근해 온 점을 개선해 이제는 주거 수요 변화와 다양화를 직시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공급이 이뤄지는 주거정책을 세우길 촉구한다.

기자회견에서 황당한 발언도 있었다. 문대통령 '정인이 사건' 방지책 질문에 “입양 부모의 경우에도 마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 다시 취소한다던지.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입양 아동과 맞지 않는 경우 등 아이 바꾼다던지 입양 아동 보호할 수 있는 대책 세우길 바란다"고 말한 것이다. 공감능력 부족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임기 1년여를 앞둔 문 대통령에게 요청되는 덕목은 포용력이다, 포용과 통합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반대세력을 적대시하다 보면 결국 정책 수행 능력보다 '충성심'을 중요하게 여긴 나머지 인사 실패가 속출하고, 소수 측근 중심의 '밀실 정치'가 결국 정권 실패로 귀착됐음을 타산지석 삼아야 한다. 사회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진정한 소통이요 협치(協治)일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난을 맞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적 연대의식이 긴요하다. 국정 최고지도자가 앞장서 실천하는 통합의 협치에서 그 길을 찾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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