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봄의 달 3월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활짝 열렸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 튀어 오른다는 경칩(驚蟄)이 지났다. 계절의 변곡점인 춘분(春分)이 10여일 후면 다가온다. 아침저녁으로는 한기가 남아 있어서 완연한 봄이라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 포근한 날씨인 줄 알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는 갑자기 변하는 날씨로 낭패를 당하기 쉬운 달이기도 하다.

4월 초까지는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수시로 변하고 꽃샘추위가 몰려올지도 모르는 변덕스러운 날씨의 3월이다. 오죽하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되 진정한 봄이 아니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환절기에는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아직까지 진정되지 않았으므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활동에 게으름이 없어야 할 것이다.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 3월을 맞아 겨우내 얼었던 땅을 비집고 봄이 서서히 찾아온다. 나무의 새순이 돋아나고 땅에서는 풀들의 새 생명이 꿈틀거린다. 사람들 마음에도 봄이 온다. 이 사람 마음에도 오고, 저 사람 마음에도 봄이 온다. 봄은 윗마을에도 오고 아랫마을에도 기웃거린다.

불어오는 춘풍(春風)에 들판의 풀도 '좋아라'고 춤을 추고 산의 나무들도 '신나라' 하고 꽃을 피운다. 봄은 너와 나, 우리 모두가 다 좋아하는 계절이다. 산과 들판도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봄을 반갑게 환영한다. 따사로운 햇살에 새들도 날아와 '봄을 좋아라'고 재잘거린다. 예부터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있고(一天之計在于晨), 일 년 계획은 봄에 있다(一年之計在于春)고 했다.

월별로 봐서 한 해 시작은 1월 1일 새해 연초가 되지만, 시절로 볼 때 한 해 시작은 만물이 소생하고 약동을 시작하는 봄부터이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가사인 농가월령가를 보면, 3월령에서 모춘(暮春)인 3월의 절기와 논농사 및 밭농사의 파종, 과일나무 접붙이기, 장담그기 등을 노래하고 있다.

이렇듯 3월은 해야 할 일이 참 많다. 특히 농촌에서는 일 년 풍년 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하는 달로서 농번기가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다. 가정에서는 이사철이어서 도시마다 마을마다 이사를 가고 이사를 오는 계절로 이삿짐센터가 바쁜 달이기도 하다. 각 학교에서는 신입생을 받는 입학식과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매우 바쁜 달이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사태로 오랫동안 비대면(非對面) 교육으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고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실시했다가 학생들이 등교해서 교실마다 북적이는 학생들로 생기가 가득한 달이다. 각 기관과 단체, 기업체 등 직장에서는 입사시험을 치르고 새로 입사한 신입사원 입사식이 거행되는 달이기도 해서 희망과 설레임으로 가득한 달이다.

또한, 각 직장에서는 인사이동으로 승진과 보직변경 및 전보발령 등으로 술렁거리며 기쁨과 슬픔, 아쉬움과 시원섭섭함, 희망과 낙망 등이 교차하면서 직장인들에게는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은 3월이기도 하다.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침체 되고 가라앉았던 문화예술계도 그동안 연기돼왔던 각종 전시회와 공연이 열리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달이다.

정치권에서는 4월에 치러질 서울과 부산 등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막바지 표를 얻기 위한 선거운동이 최고조에 달해서 가장 뜨거운 달이기도 하다. 코로나19 백신이 도입돼 3월부터 정해진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국민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됐다. 늦었지만 그나마 코로나19의 공포로부터 벗어 날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후에 백신 접종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서 국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따라서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에서는 백신접종 관리에 만전을 기해서 더 이상의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달이기도 하다.

3월은 날씨가 풀리면서 걷기운동 등 여러 가지 운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달이어서 국민들이 자신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좋은 달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장기화로 각 기업과 상인들이 폐업하고 문을 닫는 바람에 실업자 수가 늘어나고 도시풍경이 을씨년스럽게 변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3월 중에는 코로나19가 박멸되고 사회 분위기가 다시 활성화돼서 예전처럼 나라 경제가 되살아나고 국민들의 삶이 윤택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봄은 만인(萬人)이 좋아하는 행복의 계절이요, 만물(萬物)이 소생하는 생명 탄생의 달이자 약동의 달이다. 3월의 봄은 찬란하고 위대하다. 새로운 희망과 벅찬 기대감으로 힘차게 도약하는 3월을 건강하고도 행복하게 맞이하고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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