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의 안보가 급변하고 있다. 남북 대치 상황의 대한민국은 북한 핵 및 미사일 등 북의 침략에 대비한 국방력을 지녀야 한다. 물론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 삼아야 한다. 우리 주변을 보자. 강대국인 중국과 일본이 대대적인 해군력 증강에 나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에 이어 군사력 세계 3위에 올라선 중국이 항공모함을 지속적으로 건조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항공모함 보유를 당연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항공모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논의돼 왔다. 항공모함은 통상 배수량 7만 톤 급 이상을 대형, 4만~7만 톤 급을 중형, 4만 톤급 미만을 경형으로 분류한다. 우리나라가 항공모함을 만들고 운영할 능력과 여력이 될까. 해군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인 만큼 항공모함 건조 능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경항모 전단 건설은 국가안보 확립과 경제성장, 첨단 핵심기술 개발 모두에 기여할 수 있는 국방 뉴딜정책으로서 국내개발을 전제로 조선업 20조원, 항공우주산업 2조7000억여 원 등 산업계 추산 경제적 파급효과는 향후 약 35조8000억 원이라고 추산할 정도다. 마침 지난해 12월 30일 합참의장 주관 합동참모회의에서 한국형 경항공모함 소요가 확정됐다. 경항모 필요성의 근거로는 대북 군사 억제 및 격퇴, 주변국 항모 전력 대응, 유사시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옳은 방향이다. 2함대사령부가 있는 평택을 포함해 3면이 바다인 우리로선 항모 기항 등을 위한 군항도 안보 증진 차원에서 절실하다. 그런데 최근 일부 보수언론에서 해군의 경항모 사업을 두고 보이는 태도는 마치 반대를 위한 반대 같아 씁쓸하다. 또 경항모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되는 F-35B의 성능이 F-35A에 비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F-35B를 구매하는 것보다 공군을 위한 F-35A를 도입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치이다. 지상기지에서 발진하는 F-35A와 항모에서 발진하는 F-35B의 성능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상식에 비춰보자. F-35B가 출격하는 곳은 어디인가. 적이 이미 표적 위치를 입력해 놓은 지상기지인가? 아니다. 알 수 없는 바다 위 어딘 가이다. 그래서 적의 입장에서 F-35B는 더 위협적이다. 이제 F-35B를 둘러싼 얼토당토않은 궤변은 그만하길 바란다.

경항모 같은 거대한 안보사업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당연한 일이며,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독이 될 뿐이다. 독은 조금만 쓰면 약이 되듯이 앞으로는 보다 건전하고 성숙한 의견들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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