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한 마리가 숲길을 따라 움직이는 작은 물체를 발견하고는 호기심으로 다가갔습니다. 그건 고양이가 끌고 가는 작은 수레였습니다. 그 수레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신선하고 맛있는 벌레 팝니다."

종달새는 호기심과 입맛이 당겨 고양이에게 물었다.

"벌레 한 마리에 얼마에요?"

고양이는 종달새 깃털 하나를 뽑아주면 맛있는 벌레 세 마리를 주겠다고 했다.

종달새는 망설임도 없이 그 자리에서 깃털을 하나 뽑아주고 벌레 세 마리를 받아 맛있게 먹었다. 종달새는 깃털 하나쯤 뽑았다고 해서 날아다니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었다.

한참을 날다가 또 벌레가 생각이 났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벌레를 잡을 필요도 없고 깃털 몇 개면 맛있는 벌레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게 너무나 편하고 좋았다. 이번에 깃털 두 개를 뽑아주고 벌레 여섯 마리를 받아먹었다. 이러기를 수십 차례......

그런데 어느 순간 하늘을 나는 게 버거워 잠시 풀밭에 앉아 쉬고 있는데, 아까 그 고양이가 갑자기 덮쳤다. 평소 같으면 도망치는 것은 일도 아니었지만 듬성듬성한 날개로는 재빨리 움직일 수 없었다. 후회해도 때는 늦었다. 종달새는 벌레 몇 마리에 목숨을 잃었다.

상대를 무능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짜심리'에 맛 들게 하는 것이다. 무엇을 얻고 싶다면 당신을 잃지 말라!!! 욕심에 눈이 멀면 함정에 빠지게 된다. 땀을 흘려 얻은 대가가 진정 소중한 것이다.

깃털 위기관리론

1997년 한보사태 때 한보그룹 부정대출에 관련된 홍인길은 자신은 이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며 '나는 깃털에 불과하다'는 말을 한 것이 유명하다.

앵무새 등의 새들을 쓰다듬어보면 가끔 딱딱하고 빳빳한 가시 같은 것을 몇 개씩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새들의 깃털은 갑자기 나는 것이 아니고 각질층에 싸여 조금씩 올라온다. 시간이 지나거나 사람이 조심조심 다듬어주면 각질층 밑에 엉켜 있던 깃털이 풀리면서 완전히 형성된다. 성장 기간이나 종 또는 나는 부위에 따라 갓 올라온 털은 체액으로 가득한 경우가 있다. 이런 털은 다듬어주지 말자. 아파하는데, 이건 사람으로 따지자면 봉긋 솟은 붉은 뾰루지나 악성 여드름을 건드는 것과 같은 행위다. 그냥 알아서 나게 놔두자. 참고로 각질에 싸여 나온다고는 하지만 종/품종에 따라 가루가 날리는 정도가 차이가 난다.

이전에는 상당수 공룡이 깃털(원시깃털을 가진 녀석도 있었지만 칼깃을 가진 공룡도 많았다)을 갖고 있기도 했으며 병아리의 깃털은 솜털만으로 되어 있다. 깃털이 가진 독특한 색으로 인해 장식품으로 많이 사용되며, 보온이 잘 되는 점으로 인해 이불, 베게나 겨울철 옷의 재료로 사용된다. 과거에는 필기구로 사용되기도 했는데, 이를 깃털 펜이라고 한다.

새의 깃털은 북방 유목민들이 즐겨 머리에 꽂았다. 그뿐 아니라 한국사의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 공통으로 볼 수 있는 조우관 장식을 통해서도 우리 복식에 북방 유목민의 영향이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스팀팔로스의 새의 깃털은 강철처럼 강해서 헤라클레스의 열두 과업에 스팀팔로스 새 퇴치가 포함되었다. 다른 동물들도 몸단장에 애를 쓰지만 새는 유독 깃털 손질을 정성스레 하는데 깃털의 관리상태가 나쁘면 비행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고, 비행하는 데 문제가 생기면 죽음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행을 포기한 새들이라도 대부분 깃털 관리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방한 용도로 깃털이 중요한 펭귄이 있다. 애완 조의 경우 핸들링은 해도 깃털은 함부로 못 만지게 하는 경우도 많으며, 애완 조의 비행 능력을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하는 윙 컷도 날개 자체를 건드리는 게 아니라 날개의 깃털 몇 개를 자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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