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애주 교수

1947년 서울에서 황해도 봉산에서 월남한 부친 이영석(李永石) 씨의 딸로 태어나 5살때부터 춤에 소질을 보여 교동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승무를 제대로 추려면 3천 개 뼈마디를 모두 움직여야 한다’며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판소리와 한국의 전통무용을 집대성했던 근대춤의 아버지 한성준의 제자로 국립국악원에서 무용을 담당하던 김보남선생에게 맡겨져 춤동작의 기본인 승무는 물론 궁중정재와 춘앵무, 검무까지 익히고 서울대체육교육과,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국문학과에 학사편입하여 전통 민속춤에 대한 이론적인 바탕을 쌓았다.

대학재학시절 문공 주최 제7회 신인예술제에서 대상을 받는 등 일찌감치 타고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았고 1969년부터 승무예능보유자로 한성준의 친손녀인 벽사 한영숙선생의 애제자로 들어가 완판승무를 익히고 1970년대에 들어 다섯분의 스승을 만나 춤사위를 살찌우게 하고 1974년 개인무용발표회이후 수많은 발표회와 해외공연을 하며 춤을 섭렵하였다. 1976년 승무이수자가 되고 1992년 전수교육조교)를 거쳐 1996년에 초대 보유자였던 한영숙선생의 뒤를 이어 승무 보유자로 인정받았다.

1982년 서울대에서 후진양성에 힘을 쏟아 오며 1987년 6월 민주화 대행진 출정식 때 무명옷 차림으로 진혼굿을 펼쳤고, 같은 해 7월에는 시청앞에 운집한 100만명의 시민들 앞에서 민주화시위도중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넋을 달래는 한풀이춤을 추며 고인과 유가족을 위로하고 정신대와 4.3항쟁 희생자 등의 한을 온몸으로 받아 풀어내는 작업을 하여 불의에 저항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여 ‘민주화 춤꾼’ ‘시국 춤의 상징’으로 존경을 받아 왔다.

1996년 승무인간문화재, 살풀이춤의 전수자가 되어 한성준(韓成俊)에서 한영숙으로 이어진 정통 승무 맥을 지켜왔고 2013년 정년퇴직과 함께 서울대 명예교수가 된 후 2019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재임중 암진단을 받고 투병을 해오며 경기아트센타 이사장으로 봉직해오던중 2021년 5월 10일 만해대상과 국민훈장 목련장, 옥조근정훈장 대통령상과 박헌봉국악상, 한영숙상을 남기고 74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유족으로는 언니 이애령(재미)씨와 동생 이애경(무용가)씨, 제부 임진택(연출가)씨가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이고 발인은 오는 13일(목)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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