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 일식

               

                      月影 이순옥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짧기만 하네

죽음의 그림자는 짙기만 하여

나 그대에게 나를 주려 하네

나 그대를 가지려 하네

 

서로의 몸에 서로를 각인하는 그

시간은 고작

반각의 짧은 시간이지만

생의 전부를 담고 있는 절절한 열정.

 

한사코 운명을 피하려 하나

그 모든 몸짓이 다 정해진 바

숙명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음을

 

손끝에도 음률이 흐르는

생의 끝자락

끝내 지울 수 없는 서운함

많은 날의 기다림을 문신처럼 새겨넣네

 

*일각 15분

개기 일식 지속시간 최대 8분

실제 관측시간 2~3분

▲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기 광주문인협회 회원

▲시집 ‘월영가’, ‘하월가’, ‘상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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