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열정으로 박사까지 공부해 교수 자리에 올라

-멘토 교수님 적극적인 권유로 학위 마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모습 보여주니 스스로 학습해

-복지는 모든 분야에 적용…앞으로도 지속성장할 것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가 꿈의 터전 될 수 있어

지난 2021년 6월 3일 ‘새한일보 창간 18주년 기념식 및 한국·브라질상공회의소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산업진흥대상 조직위원회로부터 사회복지 분야 “대한민국 산업진흥대상”을 수상한 김남선 박사는 최근 들어 급증하는 우리 사회 복지문제를 연구하고 후진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진흥대상을 받게 되었다. 그는 만학의 열정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까지 받고 서울 영등포 중심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교수 자리에 올랐다. 이는 멘토 교수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루어졌다고 김남선 박사는 말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속담이 있다. 젊었을 때 공부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던 아쉬움은 나이를 먹어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다. 여기 만학의 열정으로 교수 자리에 오른 사람이 있다. 그는 평범한 주부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거쳐 교수 자리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김남선 교수는 공부하는 데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가족의 뒷받침이 컸다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뿐만 아니라 세 명의 자녀들이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공부해줘서 자랑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편집자 주>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는 사회복지 특성화 대학교로 한 학기에 사회복지 실습생이 1,400명이나 모이는 곳이다. 이 학교는 특히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는 늦깎이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늦깎이라고 해서 대충 공부하지는 않는다.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토요일반에는 전라도에서 올라와 수업을 받고 집에 가면 밤 12시가 된다는 학생도 있다.

바로 이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에 김남선 교수도 늦깎이 학생으로 출발해 사회복지학 박사까지 따냈다. 그는 처음에 간호학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간호가 사회복지와 깊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회복지로 전공을 바꾼다. “간호와 사회복지는 나보다 약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는 데서 희생정신이 절실한 공통점이 있다. 방문간호를 하면서 사회복지를 체계적으로 공부할 필요성을 느꼈고, 멘토 교수님의 적극적인 권유와 격려로 박사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주부로서 선뜻 학업에 나서기가 어려웠다. 나이도 많이 들었는데 내가 공부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김 교수가 깨달은 바는 엄마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겠다는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라고 잔소리한다고 공부하지 않는다. 부모가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 배운다.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남선 교수는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는 데 학교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일반대학교는 나이 든 사람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학교는 오히려 열심히 공부해서 교수가 되라고 격려해준다. 처음 마음먹는 게 힘들지 목표를 정하고 시작하면 성취할 수 있다. 공부하면서 숱하게 고민하고 갈등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박사까지 마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그는 독불장군은 없다며 주변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공부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사회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대선 후보 공약으로 기본소득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금 살포만 한다면 국가재정이 부실해지고 결국엔 후세에 부담만 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남선 교수는 사회복지가 더 확충돼야 한다고 본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도움의 손길을 필요한 어두운 곳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을 실현한다고 고기만 잡아주면 안 된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어야 진짜 사회복지다. 복지를 필요로 하는 분야는 사회 전 영역에 걸쳐있다. 교육, 의료, 종교 기타 등등 앞으로 복지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금도 많은 복지혜택이 있지만,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도 주민센터에 사회복지사가 한 명밖에 없었다. 지금은 서너 명으로 늘어났는데도 일손이 모자란다.”

김남선 교수의 꿈은 후학양성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자신도 불가능에 도전해 꿈을 이뤄냈듯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도 도전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가 그에게 꿈의 터전이 되었듯이 후학들도 이 학교에서 꿈을 이루길 바란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작이 어려울 뿐이지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면 꿈은 얼마든지 이룰 수 있다. 많은 학생이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에서 꿈을 찾고 이루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 교수의 말에선 확신이 묻어났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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