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세계의 주요 기업들이 ESG에 ‘올인’하고 있다. 경제주체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ESG가 전 세계의 뉴노멀(new normal)이 되고 있는 것이다. ESG는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정보공개, 투자 및 조달, 윤리적 소비 등 ESG와 관련한 법·제도·정책이 전 세계적으로 구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ESG 붐은 단순하고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다.

따라서 기업은 에너지와 소재 등 비재무적 요소를 시용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E), 노동자의 건강, 안전, 다양성을 비롯한 사회적 임팩트(S), 기업 윤리, 주주의 권리, 임원 성과 보상 정책 같은 지배구조(G) 특성 등에 도전하고 변화의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

이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투자자들은 ESG를 잘하는 기업이 수익도 좋고 주가도 오른다고 보고 기업의 ESG 활동을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많이 버는 기업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사회와 환경에 기여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이라 성과도 좋다는 논리다.

이처럼 ESG가 전 세계 기업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ESG 경영에 발 빠르게 적응한 기업들이 업계 선두 주자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국내에서도 나와 주목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발간한 ‘해외 기업의 ESG 대응 성공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투자자들의 ESG 투자 규모는 35조3000억달러로 2018년 대비 15% 성장했다. 미국 17조 달러, 유럽 12조 달러, 일본 2조9000억 달러 순이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미국의 생활용품 제조기업 ‘세븐스 제너레이션’은 투자자·글로벌 기업 요구에 따라 ESG 경영을 대폭 강화했다. 아마존의 ‘204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서약 캠페인’에 동참하고, 아마존 친환경 제품 인증 코너에도 55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 ‘쉘’은 재생에너지 사업에 연간 20억~3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으며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방침이다. 독일 에너지업체 RWE도 풍력발전,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ESG 경영이 기업 이미지는 물론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우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점차 접어야 한다. 기업들은 기존 경영체계를 전환, ESG 체계로의 재설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기업의 재무성과와 비재무성과를 통합한 새로운 목표를 우선 수립하고, 목표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재정립하는 과제 수행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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