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의 길을 열어나가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발표한 판문점 선언의 골자다. 비핵화에 관한 합의사항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가볍지 않은 의미이다.

당시 주요 합의사항들을 복기해보자. 주목되는 건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는 1조 6항 구절이다. 2조 1항에는 비무장지대(DMZ)를 실질적인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 이후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작업에 들어간 것은 DMZ 평화지대화의 준비 작업 일환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대의에도 불구하고 북·미 및 남북 간 ‘대화 단절’이 오래도록 지속되면서 판문점 선언의 실천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경기도가 국내외 다양한 다큐멘터리들을 만날 수 있는 국제다큐축제 제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를 9월 9일부터 16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해 의미가 크다.

올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개막작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비롯해 39개국에서 출품한 126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작으로 선보인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을 그려낸 국내 작품부터 전 세계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해외 작품까지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문재인 정부는 DMZ에 평화공원과 더불어 유엔의 제5사무국을 유치하길 당부한다. 유엔 사무국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포함해서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케냐 나이로비 등에 모두 4개의 사무국이 존재한다. 77억여 명의 세계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4개국 42억 명의 인구가 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는데 아시아에 유엔 사무국이 없는 건 온당치 않다. 특히 DMZ의 41.5%가 경기도에 속해있는 만큼 경기도는 한반도의 미래를 내다보고 중앙정부와 함께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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