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은 경제력, 군사력, 인구를 보아도 얼마나 강력한 국가인지 알 수 있다.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진전과 상호 협력을 위해서 함께 발전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과거의 역사를 공부하고 그 바탕 위에서 길을 모색해야한다.

20세기 초 중국은 장개석 총통의 국민당과 마오쩌둥 주석의 공산당이 내전을 벌이고 있었다. 북한의 김일성은 마오쩌둥 군대를 지원했고 중.일전쟁 때도 도움을 주었다. 그 때 장개석의 국민당이 중국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정부군이었고 마오쩌둥은 공산주의 사상 하나로 똘똘 뭉쳐 1만 2000km나 되는 대장정을 하며 정권을 빼앗기 위해 도전하는 입장이었다. ​이런과정을 거쳐 북한은 1948년 중국은 1949년 각각의 정부가 들어선다. 중국은 장개석을 대만으로 밀어내고 건국되는 그 순간까지 자신들을 지원해 준 김일성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혈맹(피로 맺어진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게 되는데 둘의 동맹은 1년 뒤 발생한 한국전쟁에 중국이 참여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잇게 된다. 그 후로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중국 정부와 꾸준히 교류했고 북한의 입장에서 중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미국의 제재로부터 방어해 주는 든든한 후원자라고 볼 수 있겠다.

그 후 소련, 중국, 북한의 공산진영과 미국 주도의 민주진영이 대립하다가 1989년냉전이 종식되었고, 1990년 9월 한소 수교,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루어진다. 당시 수교를 맺는 조건으로 대만과는 단교를 해야 했는데 그 이유는 중국과 대만이 서로 중국 대륙의 유일한 합법정부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중국과 수교를 한 뒤 한중 관계는 빠르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1998년 21세기를 향한 협력 동반자 관계, 2003년에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며 외교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양국의 현재 교역규모는 수천억을 넘어섰고 인적교류는 천만 명이 넘는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대상국이기도하고 또한 중국에서 '한류열풍'이 불며 중국인들도 한국의 HOT, 동방신기, 대장금부터 싸이, 엑소, 방탄소년단에 열광하고 있는 등 문화적 교류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는 이념의 시대가 아니라 협력의 시대인 것이다. 결국, 북한과 중국은 안보 측면에서 많은 교류가 있고, 한국과 중국은 경제 측면에서 많은 교류가 있다. 평소에 한국은 안보는 미국과 경제는 중국과 밀접할 수 밖에 없었는데 최근 중국의 역할이 커지면서 중국과도 안보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보여진다. 이는 바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중국이 최근 인도와 자주 마찰을 일으키는 이유는 인도와는 완충지대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를 차지한다. 한반도는 중국에 있어서 완충지대다. 임진왜란 당시와 중일전쟁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려고 했고 또 들어갔다. 이것은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이 태평양을 건너 중국으로 간다고 가정하면 결국 한반도를 통과해야하니 중국으로써는 북한이 당연한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

지금까지 한중양국은 공식적인 국교수립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각 분야에서 협력과 발전을 심화시켜 왔다. 양국은 이제 동반자관계다. 동반자관계란 동맹과는 구별되면서도 양국이 대내외적으로 서로 협력해나갈 명분과 수준을 나타내는 말로 이해되며 아울러 전략적 동반자란 자국이 보호해야 할 국익가운데 전략적 차원에서 협력이 요구되는 파트너일 것이다. 그러면 현재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로 알려져 있는 한중관계의 현황은 어떠한가. 필자는 오늘의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는 한중양국이 현재 협력하고 있는 수준과 범위만이 아니라 앞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협력의 목표까지를 내다 는 표현이다. 현재 한중협력의 수준은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하기에는 다소 상황이 덜 성숙했지만 한국의 세계정치에서의 영향력 증대는 한중간의 전략적 협력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양국은 한미 상호방위조약 이라는 군사동맹에 입각, 미군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으며 중국과 북한은 1961년 이래 중조(中朝)상호원조 및 우호협력조약에 근거하여 체약국의 일방이 침략을 받으면 즉각 군사원조를 제공키로 한 군사동맹을 체결하고 있다. 한미양국과 북중양국이 휴전협정체제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중양국이 전략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반도 휴전체제에 대한 재 정의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러한 법률문제는 사후에 해결해야할 과제로 유보한 가운데 우선 미국과는 1979년 국교를 정상화했고 1992년에는 한국과도 수교했다. 휴전협정서명당사자의 한 축인 중국이 휴전협정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한 것은 중국이 내린 현 시기의 자국의 전략상황에 대한 총체적 판단의 결과로 보아야 한다. 최근 중국은 엄청난 국력신장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의 범위를 재분배하고 있다.

앞으로 한중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양국 간에 몇 가지 분야에서 선행되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로 북한을 보는 시각차이를 좁히는 것이며 둘째로는 한미동맹에 대해서도 양국 간에 존재하는 시각차를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야한다. 한국은 하루라도 빨리 북한이 개혁개방노선을 선택하여 중국처럼 크게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한국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북한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식생활문제를 해결할 수준의 경제발전을 달성하고 또 달성하도록 지원할 것임을 북측에 제안하고 있으나 북한은 세습정권을 추구하기에 사실상 개혁개방이 불가능하다. 북한이 개혁개방을 한다는 건 쿠데타가 일어나든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든 독재 3대세습정권부터 무너진다는 것을 전제한다. 당연히 김정은 정권이 핵을 포기하고 완전한 개혁개방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단지, 일부만을 개방과 경제협력의 이름으로 위장하고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다. 다음은 가장 중요한 것으로 우리 한반도처럼 땅이 좁고 인구가 조밀한 곳에서는 안보를 위해 핵폭탄, 장거리 탄도 미사일, 항공모함 같은 전략무기의 과다경쟁이다. 이런 무기들은 유지비용이 너무 많아 국민들의 복지를 희생시킬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안보 불안 심리를 자극, 개입과 간섭을 불러들인다. 특히 핵 보유 시도는 핵 비확산이라는 국제법위반 행위이다. 북한의 핵 보유시도가 없었더라면 미·중·일·러 4개국이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문제에 개입할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핵 보유도 심각히 고려해야한다. 강력한 힘에서 외교가 나오고 국방이 나온다. 자체 핵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미국의 전술 핵 배치도 고려해볼만 하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그렇게 앙숙이면서도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은 핵이다. 공멸은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미동맹문제도 살펴보자. 우리 한국에게는 한미동맹관계가 한중관계에 못지않게 중요한 국제관계이다. 지금의 한미동맹은 북한의 침략책동에 대한 것을 제외한다면 결코 어느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군사동맹이 아니다. 남북한 간의 군사충돌을 방지하는 억지력임과 동시에 테러방지나 환경개선, 기후변화 등 글로벌 시대의 요구를 반영하는 동맹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국력신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 발언권을 높이면서 서해를 자국안보의 요충지로 선언하고 한미군사동맹이 자국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한다. 그러나 변한 것은 한미동맹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보는 중국의 시각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한국의 건국, 생존과 발전을 위해 유익한 동맹으로 인식하고 한미협력관계의 굳건한 유지를 확고한 외교원칙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중국이 한미 간에 역사적으로 형성되어온 오늘의 한미동맹관계의 존재를 존중하고 긍정하는 토대위에서 한중관계를 현재보다 더 긴밀히 발전시켜나가기를 원한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을 중국이 수용할 때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는 더 한층 활성화될 것이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한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나라라면 모를까 자기 나라의 국익을 양보하면서 타국을 돕지는 않는다. 당연히 냉엄한 현실이다. 결국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그래서 외교력이 중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꼭 북한 편을 들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 자체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 단지 그들의 체제를 지킬 수 있는 면에서 결국 북한이 완충지대를 해줄 것이기에 미국 주도하의 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과 나토가 주도하는 군사력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찌할 것인가. 결국 관계 개선이다. 중국과의 경제교류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니 문화교류도 착실히 진행해야하며, 특히 민간부문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가 되어 대한민국 중심의 통일이 되더라도 해를 끼치거나 위협이 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선결조건이다. 통일이 되면 자유세계가 국경을 맞대게 되는데 중국으로서는 서방세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에 당연히 우리나라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미국 등의 서방세계와 중국사이의 외교가 필요한 셈이다. 세계 최강인 미국이 대중전략을 강화하면 당연히 중국은 북한을 지원 않할 수가 없다. 결국 우리는 중국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어야하는 것이다. 결국 통일된 한국이 중국의 경제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안보에 해를 주지 않는 다는 믿음이 선행되어야 관계 개선은 빠르게 진척될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만났다. 그곳에서 대통령은 남북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출발과, 백신, 반도체 협력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참 좋은 일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방한하여 남북평화를 구축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남북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준비하려면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은 그 옛날의 중국이 아니다. 아시아의 최고 강국이면서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강국이다. 코로나 19사태로 관광마저도 어려운 지금 시일이 좀 걸리나 관광과 스포츠 교류부터 다시 활성화가 이루어져야할 것이고 당연히 문화의 교류는 온라인을 통해 끈을 이어야한다. 물론 코로나 시국이 안정이 되면 양국의 협력과 교류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은 대국, 소국의 개념이 아니라 대등한 적극적인 동반자로써 협력국의 위치로 나아가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염원하는 통일도 바라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믿는 것이다. 굳건했던 수십 년간의 한미동맹처럼 중국과도 상호우혜적인 친밀한 국가가 될 수 있다. 그것은 상호 양국 간의 믿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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