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먹구름’은 언제나 걷힐까. 서민가계의 ‘마지막 희망’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이 절구하고 있다. 최근 20년 넘게 서울 마포에서 맥줏집을 운영했던 50대 소상공인이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남 여수에서는 치킨집 사장, 경기도 평택에선 노래방을 운영하던 분이 같은 선택을 했다.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이처럼 고통 받고 있는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이 부지수라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에 과도한 영업제한 철폐, 임대료·공과금·인건비 등 매장 운영비가 보전되도록 실효적인 보상 방안,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생활방역위원회 및 손실보상심의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해 영업 자유를 보장하고, 정책자금 대폭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공연에 따르면 지난 1년 6개월간 자영업자들은 66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았고 총 45만3000개의 매장이 폐업했다. 하루 평균 1000여개 매장이 문을 닫은 셈이다. 자영업자들은 대출 상환기간이 도래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영업제한이 시작되면서 1년 임대료를 환산한 금액인 보증금이 거의 소진된 현실에서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어 극단적 선택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는 호소다.

사실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게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전체 금융권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40조로 전년 동기(700조원) 대비 20%나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1년간 10% 안팎 증가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것이다. 지난 3월 기준 금융권에 빚을 지고 있는 자영업자는 245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인당 대출액은 3억3868만원에 달한다. 사실상 코로나19 상황을 빚으로 버텨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점에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배경이다. 소공연이 3400여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7명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에 대해 응답자의 50.6%는 ‘폐업을 고려할 것 같다’, 22.2%는 ‘폐업 상태일 것 같다’고 했다. 60%는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90% 이상 줄었다’고 답했다. 640여만명의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실물경제의 바닥을 이루는 계층이다. 파산 벼랑으로 내몰리면 충격은 전 방위로 번진다. 정부와 정치권의 비상한 특단 대책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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