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은 조직 확대를 위해 무분별하게 중소기업 노조 결성 및 노총 가입을 권유하고 있어 비판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최근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 직원들의 트럭시위와 관련해 민노총이 노조 결성을 권유했지만, 트럭시위 주최 측이 거절한 게 잘 말해주고 있다. 스타벅스가 다회용 컵 증정 이벤트 같은 행사를 수시로 하면서 업무가 지나치게 가중되자 직원들은 직원 처우 개선 등 요구 사항을 담은 현수막을 붙이고 트럭 시위를 벌였다. 노조가 없는 스타벅스에서 직원들이 단체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민노총이 스타벅스 코리아 직원들에게 노조 결성과 가입을 권유한 것이다. 직원들은 민노총 측에 단호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다. “트럭 시위는 당신들이 필요하지 않다.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스타벅스 코리아는 노조 없이도 22년간 식음료 업계를 이끌며 파트너에게 애사심과 자긍심을 심어준 기업이다. 트럭 시위를 당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해 이용하지 말라. 변질시키지 말라”고 꼬집었다.

민노총은 경영진과 근로자 간 ‘분열적 노조 결성과 투쟁 촉구’라는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 전투적 강성 민노총이 ‘맹성’해야 할 대목이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실직자인 엄혹한 현실이 보여주듯 경제상황은 악화일로인데 밥그릇만 챙기겠다며 걸핏하면 파업을 벌인 행태에 국민은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민노총은 더 많은 세 규합을 통해 10월 20일 총파업에 이어 2022년 1월 민중 총궐기로 대선 투쟁에까지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치투쟁에 매몰된 딱한 처지의 민노총을 보면 어려운 기업 환경 고려 없이 잇속 챙기기에만 몰입해 눈총을 받고 있다. 선진사회는 법치에 바탕한 질서 유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공동체는 법으로 유지되고, 덕성이 있어 인간 존엄성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가운데 있는 비상경제시국이다. 현장에는 공장가동률과 매출이 급감하면서 제때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할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노조는 ‘투쟁’이 아니라 생산성 제고에 앞장설 때다. 국가 경쟁력이 뚝뚝 떨어지고 청년 실업률이 심각해진 시점에 제대로 된 노동계 지도자라면 나라의 미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