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에서 보는 인권에 대한 시각 차이

민병식 논설위원l승인2021.10.14l수정2021.10.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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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엘턴 키지(Kenneth Elton Kesey, 1935 ~ 2001), 간단히 켄 키지(Ken Kesey)라고 잘 알려진 미국의 작가이다. 스탠퍼드 대학에 들어가 창작에 대해 공부하는 한편, 환각제 LSD, 각성제 코카인 등 향정신성 약물의 효과를 실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하고, 정신병원에서 야간 보조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종종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직접 실험에 참여해 환각제의 효과를 경험했는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집필, 이듬해인 1962년에 발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한 정신 병동을 배경으로 주인공 ‘맥머피’가 ‘콤바인’으로 상징되는 무시무시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62년 발표 당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통치자에 저항하고 좌절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현실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했다는 찬사를 받은 소설이다. 소설의 주요 인물들은 노동 형을 선고 받고 작업 농장에서 일하던 중 미치광이 흉내를 내며 정신병원에 위탁된 랜들 패트릭 맥머피를 비롯하여 귀머거리 겸 벙어리 행세를 하는 1인칭 서술자 브롬든, 그리고 정신병동의 실질적인 지배자이자 권위와 체제의 상징인 랫치드 수간호사 등이다.

작품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맥머피가 콤바인에 등장한 이야기, 2부는 맥머피와 수간호사의 싸움, 3부는 맥머피가 정신병원 환자들과 함께 낚시 갔던 이야기, 그리로 4부에서는 맥머피로 인해서 달라진 병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소설 속 화자는 브롬든이다. 브롬든은 인디언 추장의 아들로 병원에서 10년 동안 귀머거리, 벙어리 흉내를 내며 살아간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 왔다. 브롬든은 사실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람들을 속인 건 아니었다.막강한 권위를 가진 수간호사 랫치드에 의해 통제되는 정신병동에 폭력, 강간의 전과를 가진 도박중독증 환자 맥머피가 들어온다. 노동형을 선고받은 맥머피는 일부러 말썽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들어온 가짜 환자였다.

소설 속의 화자인 추장 브롬든은 그를 면밀히 관찰한다. 다른 환자 들은 병원의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아가는데 맥머피는 다른 사람 들이 쩔쩔매는 병원 관리인을 무시해 버린다. 맥머피는 자신이 이곳의 대장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실제로 대장이 된다. 맥머피는 서서히 잡음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병원 내의 불합리한 규칙 들을 투표를 통해 하나씩 바꾸어 나간다. 맥머피가 들어오면서 병원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수간호사에게 반항하며 환자들의 권리를 주장하도록 시킨다. 랫치드는 전기충격과 전두엽 절제술을 무기로 환자 들을 통제하고 있었지만 맥머피에게는 그것이 먹히지 않자 결국 수간호사는 맥머피에게 전두엽 절제술을 감행한다. 결국 맥머피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브롬든은 맥머피의 숨을 끊는다.​ 브롬든은 정신병원을 탈출한다.

맥머피를 통해 자유의지를 배웠다. 부당해도 침묵하며 병원생활을 할 것이냐, 자신을 옭아맸던 줄을 끊고 탈출할 것이냐. 브롬든은 후자를 선택한다. 브롬든을 쫓는 사람은 없었지만 몇 킬로미터를 계속 달린다. 침묵하며 조용하게 이방인으로 살던 그가 변했다. 수간호사의 권위에 저항할 힘을 얻었다. 그 용기는 맥머피와 지내며 갖게 되었고,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기 위해 브롬든은 있는 힘을 다했다.​

제목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에서 "뻐꾸기 둥지"는 정신병원을 의미하고 정신병원의 불청객인 맥머피는 뻐꾸기, 그리고 브롬든은 날아간 새를 의미한다. 뻐꾸기는 다른 새 둥지에 기생하며 살아가는데, 뻐꾸기 둥지에 뻐꾸기가 아닌 새가 들어와 뻐꾸기 덕분에 날아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맥머피는 같은 둥지로 날아든 브롬든에게 정신병원에 저항하는 자유와 의지를 심었다. 그렇기에 식물인간이 된 맥머피의 육체는 죽었지만 그 정신만은 자유의 땅을 향해 달려가는 브롬든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작품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환으로 쓰였다고 보인다. 물론, 잘못된 관습과 제도 등은 반드시 고쳐져야 하고 개선되어야 하며 인권을 말살 시키는 억압과 강제는 분명히 없어져 야 하는 것이 맞다.

우리나라 군사정권시대의 폭정이 그것이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현재의 자유대한민국의 시각에서 작품을 바라보자면 주인공 맥머피는 노동 형을 받고 그것이 싫어서 정신병원으로 도망친 사람이다. 막상 들어와 보니 TV로 야구 경기도 마음대로 못하고 도박도 금지되어있다. 사사건건 병원의 규율에 저촉이 된다. 맞다 그는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폭력, 강간, 도박 범죄자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당함과 불합리를 깨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폭력 사용과 무질서는 정당하다는 말인가. 맥머피는 정신병원의 부당함과 잘못된 점을 개선한다면서 간호사 들 앞에서 유리창을 주먹으로 깨고 술을 들여와 퍼 마시고 창녀를 데리고 와 병원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이런 폭력은 온당한가?

인권 탄압이 없어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인간의 사람답게 살 권리는 보호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지나친 인권의 강조에 따른 피해자도 있다. 살해당한 피해자는 이 세상에 없고 그 가족 들은 평생의 씻을 수 없는 고통과 멍에를 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흉악범은 심신미약을 내세워 항소를 하고, 국가의 보호 아래 국민 세금으로 잘 살아간다. 그래서 무기로 감형을 받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무엇이 옳은가.

민병식 논설위원  webmaster@sh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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