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수 논설위원

가을도 없이 겨울부터 오는가 싶었다. 어수선한 계절에 물가는 오르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서버렸다. 정치는 이리저리 흔들리며 갈팡질팡이고 민생은 낮은음 자리에 맴돌다 헛기침만 하는 계절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7년 만에 리터당 1800원대 까지 치솟았다. 10년 전, 리터당 2000원대의 가격표를 다시 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걱정이 곧 현실로 돌아올 것 같은 분위기다.

날이 갈수록 연일 치솟고 있는 기름 값 상승요인에는 '국제 원유'와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통상 국내보다 3주~1개월 정도 선행하는데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를 보면 두바이유는 1배럴당 71.13달러 (84,502원) → 75.92달러(90,192원)로 한 달간 6%넘게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1배럴당 78.49달러(93,222원)였던 국제 휘발유는 10월에 87.08달러(103,424원) 로 한 달간 무려 11%나 증가했다. 백신접종 후 코로나19사태가 이전보다는 회복세를 보이며, 원유 수요는 급증하고 반대로 산유국들의 원유증산 억제와, 허리케인 여파로 미국 원유생산설비 가동이 중단된 결과, 공급 부족 현상이 가격 상승원인을 초래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쳤다. 지난 9월 1159.5원 이였던 달러 원 환율이 10월 들어 1187원으로 '27.5원' 이나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 +환율상승이 겹치며 국내 기름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기름 값이 앞으로 계속 오를 전망이라는 것이다. 수급의 불일치로 국내 원유, 휘발유 가격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어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가격보다 선행하는 국제유 특성상, 해당 기간에 오른 지표는 국내에 반영 되어, 앞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을 더울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자재비용의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다.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잡기위한 금리인상 또한 예견된 일임이 분명하다. 소비자물가 또한 이미 올라있기도 하고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깊어가는 가을, 서민들의 한숨소리만 낙엽처럼 흩어진다. 정치인의 복잡한 계산으로 대장동에 올인 하는 사이 국민의 시계는 불안과 근심 앞에 너무 오래 머문다. 선거판을 틈타 물가는 또 오른다. 과연 정치는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대선판에 뛰어든 그들에게 던져본다. 확실한 카드를 쥐고 국민 민생을 믿고 맡길만한 확실한 주자가 아직 없다는 사실에 2021년의 가을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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