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식 논설위원

요즈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두 단어가 있다. 바로 화천대유(火天大有)'와 '천화동인(天火同人)'이라는 단어인데 주역에 나오는 글이다. 주역(周易)은 유교 경전(經典) 중 3 경의 하나로 동양에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진다. 주역은 천지만물의 생성과 운행원리를 설명하면서 64괘로 구성되어있는데 '화천대유'는 주역의 14번째 괘로 하늘 아래가 아니라 하늘 위로 더높이 내 걸린 불이 있는 형상이 대유(大有)이고, 여기서 '대유'란 사람과 재물을 크게 갖는다는 뜻이다. 또, 13번째의 괘로 하늘 아래 불이 내 걸린 형상이 동인(同人)이고, 이때 '동인'이란 하늘아래에 있는 불빛을 보고서 뜻과 행동을 같이하겠다며 사방에서 몰려든 '사람'이다.

재물이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는 곳에는 당연히 재물이 있다. 그러므로 '대유(大有)'와 '동인(同人)은 뗄래야 뗄 수가 없는 사이인 것이고 그 밀접한 연결 고리가 바로 대장동 지구 개발 및 특정 업체와 특정 법조인 등에 대한 특혜 의혹으로 점점 드러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에서 민간 개발업체 및 투자자가 엄청난 배당금 수익을 냈다. 이는 2015년 성남 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시행하기위해 시중 은행과 같이 출자해서 성남의 뜰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성남의 뜰은 대장동 개발 관련 자산관리를 (주)화천대유자산관리라는 회사에게 맡기고 화천대유는 천화동인 1호 부터 7호까지 7개의 자회사를 설립한다. 문제의 정황은 토지 매입비만 1조가 넘는 대규모 사업 계획에 개발 경험이 없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라는 회사가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업을 통해 화천대유는 5천만 원을 출자해 3년간 오백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얻었고, 천화동인은 수천억 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문제는 공공이 주도한 개발 사업에 실적이 전무한 민간 업체가 참여해 천문학적 수익을 가져간 것이 비상식적이라는 것이고 여기에 관련 유명 정치인, 법조계 인사 등의 가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등 현재 의혹의 이슈가 되고 있어 여기에 철저한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火天大有 ), 천화동인( 天火同人 )이란 단어에서 눈 여겨 볼 글자가 있는데 바로 불이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줌으로써 제우스가 내린 금기를 어겨 3.000년 동안 쇠사슬로 묶인 채 제우스가 보낸 독수리에게 매일같이 간을 파 먹히는 형벌(간은 매일 재생되고 매일 반복되며 고통스럽게 파 먹힌다)을 받았고 동생 에피메테우스는 ‘제우스의 선물은 무엇이든 받지 마라!’는 형 프로메테우스의 금기를 어기고 판도라를 아내로 받아 인류의 불행을 초래했다.

불은 인류에게 편리함과 위대한 문명을 가져다주기도 했으나 불 때문에 많은 사람 들이 목숨을 잃기도 하고 문명이 파괴하기도 한다. 즉, 화천대유의 화, 천화동인의 화는 적당히 통제하고 잘 이용하면 두 개의 불이 힘을 합해 엄청난 번성을 이룰 수도 있으나 잘못하면 두 곳에서 동시에 불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불이 잘못 활활 타오르면 모든 것이 화마에 희생되어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하늘 위의 불과 하늘 아래의 불이 합쳐지고 그것에 사람 들이 몰려들어 욕심의 불이 또 합쳐지는데 이는 이로운 불이 아니라 탐욕의 불구덩이다.

중요한 것은 ‘대유(大有)와 '동인(同人)'은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가져다 준 불을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거나 추위를 이겨내는 데 써야 하거늘 자기 들 마음대로 이리 저리 가져다 막 싸질렀으니 세상을 화마로 뒤덮이게 한 천인공노할 행태를 어찌할 것인가. 수사기관은 온 국민 앞에 저들의 부정과 추악한 민낯을 샅샅이 밝혀야 할 것이며, 잘못이 있다면 법에 의해 철저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한다. 비리를 반드시 밝혀내 처벌하지 않으면 제 2의 대장동 사건은 계속 불처럼 일어나 대장동의 원주민들처럼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쫓겨나고, 썩어 빠진 불나방 같은 자들은 자신들의 탐욕스런 배를 불리는데 국민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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