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부사장. 서울취재본부장 김종문

국가는 존재할 가치가 있어서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는 늘 그렇게 지켜온 것일 뿐이다.

우리사회는 언제 부터인가 ‘늘 그렇게 해왔던 국가관’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는 초글로벌화 되어가고 지구촌이라는 단어는 구시대의 수식어가 되어 버렸다.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당연히 이런 세계적인 조류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국가 전략 또한 공존의 울타리 안에서 함께 가는 것이 옳은 전략인 것 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런데 우리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글로벌, 공존, 지구촌 이런 아름다운 수식어들도 국가라는 생명체가 존재할 때 그리고 국가의 경쟁력이 있을 때 아름답게 와닿는 말들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잠시 뒤돌아보면 8월의 광복을 위해 수 많은 젊음들이 희생되어간 것은 왜일까? 일장기를 달고 뛰었던 손기정 선수의 눈물은 왜 였을까? 밀려오는 탱크에 맨몸을 던진 젊은 생명은 무엇이며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우리의 아들들은 누구이며 불구덩이로 뛰어들어 K9의 방아쇠를 당긴 연평도 해병용사들은 왜 였을까? 우리는 늘 이렇게 해왔다.

지금의 현실을 보면 참으로 슬프다. 이렇게 지켜온 국가라는 의미가 마치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논 밭대기를 노름과 도박으로 하루 아침에 날려버린 허탈감에 빠진 듯 한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국가의 전략적 문제는 당연히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할 문제이고 국가의 최고 경영자가 감당해야할 문제이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바꿔야 하고 의식이 문제라면 본인부터 바뀌어야 할 문제이지 그 탓을 국민들에게 돌릴 성격은 아니다. 이미 우리는 그대가 명령을 하지 않아도 불구덩이에 스스로 뛰어 들었고 망망대해에서 조국을 외치며 희생되어 갔다. 어쩌면 대통령이 없어도 우리는 늘 그렇게 국가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데 ....

사드 문제로 온 나라가 또 한바탕 혼란스럽다. 국민적 소통과 대화의 부재로 건수 마다 몰려다니며 반대만하는 세력들에게 대목장날 같은 빌미를 준 것은 국방의 기밀사항이라 백번 양보한다 할지라도 여기서 필자는 참으로 안타까운 국가 외교전략의 실종을 말하지 않을 수 가 없다. 핵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겠다는데 전략적으로 반대하는 중국의 외교술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 소위 행정부의 똑똑한 전략가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가? 대안없는 비판은 상투적인 습관 같아서 필자의 짧은 지혜로 훈수한다면 양수겹장 외교전략을 말하고 싶다.

“북핵을 중단시키면 사드는 필요 없을테고, 북핵이 존재한다면 사드 외에 다른 대안을 달라는 숙제를 던지고 우리일은 우리방식데로 말없이 진행하는 전략”이다. 물론 이 정도 훈수야 알고보면 뻔한 것 이겠지만 국민들의 눈치만 살피고 여론의 잣대에 휘둘리는 현실적인 정치 시스템으로는 누가 감히 화살을 맞으며 어느 정권이 용기를 내겠는가? 그래서 지금은 국가 전략의 총체적 실종 상태인 것이다.

외교권과 내치권이 분리된 시스템, 분권형 권력구조를 부르짓는 정치권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분명 있어 보인다. 초글로벌화는 복잡함을 단순화 시키는 것이고 집중된 힘을 나누는 것이며 독선이 아니라 소통함으로서 늘 그렇게 해온 것처럼 국가관이 스스로 발휘되게 하는 것이다.

바라옵건데 꼼수로 이용했던 수도이전이 세종시라는 탈을 쓰고 탄생했지만 불보듯 뻔한 문제점들이 불과 5년만에 나타나고 있지 않는가. 그 당시 수도이전반대를 외쳤던 목소리들을 알고도 무시했던 것처럼, 집중된 권력을 나누자는 정치권의 신선한 목소리를 알면서도 무시하지 말라.

국가전략이 상실된 불통과 고집, 독선과 꼼수는 국민을 지구촌에서 침몰시키는 세월호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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