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판에 남은 2%의 변수는 무엇일까. 다자 대결구도아래서 문재인 안철수의 양강 구도는 그대로 지속이 될지,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우선 호남의 선택이다. 호남은 그동안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90%에 가까운 표를 몰아줬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호남의석을 독차지 했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호남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둘 중에 누구를 선택 할지 저울질 중에 있다. 남은 3주 동안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 쏠림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두 후보의 지지율 변화다. TV토론이 가장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지난 13일 TV토론에 이어 19일, 23일, 28일, 5월2일 네 차례가 남아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20대와 30대의 감성을 가진 유권자들은 검증과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될 경우 그동안 생각했던 후보에서 갈아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20대의 표심은 50대 60대와는 달리 상황에 따라서 지지후보를 바꿀 가능성이 가장 큰 세대이다. 네거티브 등 각종 변수에 가장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20대=진보라는 개념 정의로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며 이번 대선에서 가장 어려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념보다는 직관적이고 현실지향적인 경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들의 이념성향보다는 정책의 섬세함과 그 실현가능성에 초점이 맞추어질 공산이 크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정책관련 TV토론이 중요하다고 보는 이유다.

또 하나는 후보간 합종연횡이다. 지지율 0%대 10명의 후보는 사실상 당선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5강중에서도 바른정당의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승민 후보의 완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지율이 3%선에서 고전을 면치 면하고 있다. 이종구 정책위 의장은 지난 16일에 “29일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분리되어 나온 바른정당이지만 후보 지지율이 3%선에서 머무는 상황에 대해 그동안 여당에서 안주해온 의원들에게는 겪어 보지 못한 환경이다. 적잖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혼한 당인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볼 때 국민의당과의 연대 1순위가 바른정당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39석의 미니정당으로 국가를 통치한다는 것은 힘들기 때문이다. 현재는 호남표를 의식한 안철수 후보의 자강론을 앞세운 독자노선이 강하지만 만일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진보 단일화가 이루어 질 경우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논의는 살아있는 불씨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볼 수가 있다.

나머지는 여론조사와는 거리가 먼 유권자들이다. 유동층을 말할 때 보통 보수유권자들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으나 진보와 보수 둘 다 여론조사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과연 투표장으로 나오느냐다. 이른바 숨은 표다. 보수를 보수라고 드러내지 못하고 진보를 진보라고 내세우지 않는 유권자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의 판단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하지만 20대는 먹고 사는 문제인 일자리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안철수 후보는 ‘청년 창업인재 10만 명 양성’, 홍준표 후보는 ‘청년일자리 뉴딜정책’이 모두 20대를 겨냥한 상품이다. 초고령사회를 향해가는 60대도 나름대로 후보들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말 행정자치부가 집계한 연령 자별 유권자 규모를 보면 20대가 675만 명인데 비해 60대 이상은 1112만 명이다.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된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이러한 판세를 알고 있기에 실버표심을 잡기위한 노력을 가속화 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19대 대선은 이념중심이 아닌 이슈중심이 될 확률이 높다.

한국처럼 가치기준이 아닌 싸우기 위한 보수와 진보가 먹고 사는 문제 앞에 과연 어떤 개념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안보와 일자리 복지 등 몇가지 정책 팩트가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며 진보와 보수의 이념은 한 단계 낮은 접근이 될 공산이 크다.

 

 

 

SBS 1차 TV 토론회( 4월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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