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현재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트럼프다. 노무현이 만든 한‧미 FTA를 문재인은 지키지 못했다. 적폐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반하는 포석은 이제 그만두고 국익을 위한 일에 매진해야 한다. 문정인 식 외교는 접어야 한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도 벌써 5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적폐청산을 통해 새 정부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에 있지만 적폐청산의 기준점을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대외적인 환경은 더 심각하다.

최근 세계의 흐름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인 이익이 충돌하고 있으며, 북한 핵이라는 화두가 등장했다. 이를 해결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외교라인의 정리되지 않은 목소리는 대한민국 국익을 위한 정부의 로드맵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의문점을 던질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의 혼선을 보면서도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용어를 민의(民意)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역할은 민의를 받아 최종 처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정부 자체가 정부의 역할이 아닌 ‘위원회’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온갖 위원회를 만들어 적폐청산에만 전력을 쏟고 있다. 적폐는 반드시 청산되어야 하고 도려내야 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고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로드맵 설정이 돼야한다.

정부는 국내적인 일만 처리하는 내치용의 조직이 아니다. 지금 정부는 내치는 있되 외치가 없다. 정치와 경제를 두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싸움에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한 김정은의 핵개발을 두고 중국과 미국의 전략에 대해 전혀 포인트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통치철학의 기본은 자주론에 바탕을 둔 한반도 운전자론이다. 이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 9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미국이 군사행동을 할 때는 목표가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군사옵션 언급을 비판했다. 세컨더리 보이콧이 성공했던 이란과는 달리, 북한에는 중산층이 없어 압박의 제재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우발적인 충돌로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자는 것에는 동의를 한다고 하지만 한반도 운전자론 창시자가 자주론에 근거해 이 같은 발언을 했다면 사실상 미국의 전략적 이익과 상충된 발언을 했다고 볼 수가 있다. 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 패권을 꿈꾸는 중국과도 연계된 발언이라고 볼 수가 있다.

21세기에 들어 중국의 정치‧경제‧군사적 급부상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일부에서는 ‘이제는 미국보다도 중국을 택해야 한다’ 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새 정부가 이러한 대외적인 환경을 두고 최근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는 것도 중국의 급부상과 연장선상에 있다. 한글날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 인조가 당시에는 오랑캐 나라로 불리는 청나라 황제에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굴욕의 역사 영화를 왜 하필이면 이 시기에 해야 하느냐 하는 생각도 했다. 명나라와 청나라를 두고 저물어가는 명나라와 뜨는 해인 청나라 사이에서 갈팡질팡 했던 조선의 역사를 다룬 영화다. 새 정부가 역사적인 사건을 두고 이를 인용한다면 오산이다. 문 특보는 몇 달 전 오락프로그램에서도 병자호란의 역사적 사건을 인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미국은 지는 해가 아니다.

국가이익 ‘국익’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렵지만 국가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지켜야 할 법칙 내지는 행동기준으로 국가를 지키기 위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정부는 철저하게 국익을 두고 움직여야 한다. 국익은 위원회가 결론 내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결론을 내야 한다. 국익은 국가의 핵심이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하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에 과연 어느 국가를 영원한 동반자로 선택해야만 하는가’ 라는 전략적 선택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한국이 처한 전략적인 선택과 국가의 핵심이익은 아직은 미국이다. 중국이 아니다. 전략적인 선택과 활용은 다르다. 전략적인 선택은 미국이고 전략적인 활용은 중국이라고 보면 된다. 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하는 외교적인 인재가 새 정부에서는 보이지를 않는다.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맞대응하는 문정인식 외교로는 병자호란과 같은 역사의 아픔이 다시 올 수도 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현재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트럼프다. 노무현이 만든 한‧미 FTA를 문재인은 지키지 못했다. 적폐와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반하는 포석은 이제 그만두고 국익을 위한 일에 매진해야 한다. 문정인 식 외교는 접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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