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논설위원 위촉을 받고 생각에 잠겼다. 나는 왜 글을 쓰는가? 먹고 사는 일이라면 본연의 직분에 충실해야 할 텐데 의욕에 따르는 역할의 분산으로 삶의 질적 측면에서 후퇴하는 것은 아닌지, 이순耳順의 중반에서 과욕은 아닌지 관조해보았다. 그러나 편안함과 안일의 추구보다 짧고 무딘 펜을 갈아 세상의 어둠을 비춰보자는 작은 사명과 다가올 삶에 대한 의욕으로 짧은 필을 들기로 했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극심한 빈부격차에서 오는 기회의 불평등 이웃공동체의 몰락과 부패방지법 시행으로 사회가 맑아져가고는 있으나 기득권층의 뒷거래는 여전하며 노사갈등을 비롯한 진보와 보수의 대립 등 병리적 현상과 적폐가 심각한데 이는 언론의 역할과도 관련된 문제들이다. 물론 모든 문제의 책임과 해법이 언론에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형성을 통한 역할을 다 했는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희망적인 것은 언론의 의제설정기능과 집중 탐사기획 등을 통해 사회의 취약한 곳을 파헤쳐

사회적 관심을 야기 정부의 정책을 이끌어내어 건강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모습은 칭찬받아야 하며 지속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쓴다는 의미보다 현장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 보도하는 직업의식에 의한 기계적 일상이 아니라 내가 쓴 글, 나의 취재보도가 세상에 나갈 때 어떤 작용을 할까를 고민하고 번민하며 쓰는 글이라면 보람의 열매도 있지 않겠는가? 이것이 내가 글 쓰는 이유라 자각해 본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