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기민·기사 연합이 주도한 자메이카 연정 협상이 지난 19일 결렬됐다. 각 당이 이민과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재선거를 치러야 할지, 기민·기사 연합이 새로운 연정 협상에 나서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대연정 상대인 제1야당 사민당의 마르틴 슐츠 대표는 이미 총선 직후와 자메이카 연정 협상 결렬 후 기민·기사 연합과 대연정을 하는 일은 없다고 공언한 바있다.

자메이카 연정 협상 결렬 후 <디벨트>는 이에 대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지난 25일 <디 벨트>의 보도에 따르면 사민당 지도부의 대연정 전략 관련 질문에서 응답자의 58.1%는 사민당이 대연정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고, 20.7%는 어느 정당과 연합을 하든 관계 없이 소수 정부가 사민당에 의해 용인될 것으로 예상했다.

14.9%는 사민당 지도부가 역사적으로 참패한 총선 결과로 재선거를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고, 2.2%는 사민당, 기민·기사 연합, 녹색당의 '케냐 연정'처럼 새로운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민당 지도부의 결정과 관련해 기민·기사 연합 및 사민당 지지자들 사이에는 의견이 갈렸다. 기민·기사 연합 지지자들의 75%는 슐츠 대표가 결국 대연정의 길로 나설 것이라고 답했고, 사민당 지지자들은 51.4%만 같은 대답을 했다. 연령별로도 갈렸다. 40세 미만에서는 응답자의 50% 미만이 대연정이 성사될 것이라고 답했고, 40세 이상에서는 64.2%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사민당 내에는 "기민·기사 연합과의 대연정은 없다"는 슐츠 대표의 발언에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칼 라우터바흐 사민당 부대표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 우리는 (기민·기사 연합과의) 대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고, 같은 당 소속 미하엘 그로섹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지역 위원장은 "소수 정부는 헤센 주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잘 해왔다"며 "소수 정부가 왜 연방정부에서 적합하지 않아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소수 정부의 집권을 용인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이번 주에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정부 구성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기민당 대표 앙겔라 메르켈 총리, 기사당 대표 호르스트 제호퍼, 사민당 대표 마르
틴 슐츠와 새로운 회담을 한다.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나올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려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민·기사 연합 소속 '청년 연합'(Junge Union)의 메르켈 총리의 즉각 퇴진 공개 발언 등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그리고 재선거 반대 및 대연정 찬성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슐츠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이번 주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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