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여자고등학교(교장 장순자) 식당에 음식물 쓰레기 배출 실태를 한눈에 알려주는 ‘잔반신호등’이 설치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잔반신호등은 학교에서 배출하는 연평균 음식물 쓰레기량을 기준으로 배출량이 이전보다 많으면 빨간불, 비슷하면 노란불, 적으면 초록불이 들어오게 하는 원리로 조작된다.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배식을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 자연스럽게 잔반신호등에 표시된 색깔을 확인하고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경북여고에 처음 잔반신호등 설치를 제안한 것은 진로연계집중탐구활동 동아리 ‘Radiance(지도교사 김대이)’이다.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다섯 명의 학생이 모여 만든 Radiance는 올해 ‘학교 음식물 쓰레기 배출 감소 및 재활용 방법에 대한 연구’라는 주제로 전교생 서명운동, 학급대항 잔반남기지 않기 대회,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창작물 공모전 등 다양한 활동을 개최하였다.
그 중 한 가지 활동으로 잔반신호등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하드보드지를 이용하여 만든 모형을 설치하여 운영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고, 이러한 활동의 가치를 인정받아 얼마 전 환경부 주최 제4회 청소년자원순환활동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 50만원으로 동아리 활동의 의미를 지속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활동에 사용하기로 마음먹은 학생들이 이번에 보다 실제적인 형태의 신호등 모형을 제작하여 학교 식당에 기부한 것이다.
동아리 대표 학생(2학년 공수진)은 “학생들이 잔반신호등을 보며 식사 전 잠깐이라도 음식물 쓰레기 배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하다. 앞으로 신호등에 초록불이 일정기간동안 연속으로 들어올 때 간식을 제공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경북여고 장순자 교장은 “학교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펼치는 활동을 통해 공모전에서 수상하고, 또 상금을 기부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이 무척 대견하다”며 다양한 학생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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