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전달하고 싶어

제9대 경기도의회 정기열 의장은 올해 새한일보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을 빛낸 위대하고 자랑스런 인물대상을 받았다. 그가 광역의정대상 가운데 국민통합 부문을 수상하게 된 데에는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그리고 여당과 야당이 함께 힘을 모아 연정을 실현한 데에 있다. 지난 2년간 후반기 경기도의회를 이끌어오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정기열 의장과 새한일보 신유술 대표

정기열 의장은 지난 16년 제9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취임해 2년 동안 활동했다. 그가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내세운 시대적 가치는 5가지이다. 첫째 자치와 분권, 둘째 책임연정, 셋째 경제민주화, 넷째 문화예술, 다섯째 평화이다. 정 의장이 평가하는 지난 후반기 경기도의회는 매우 긍정적이다.

첫째 그는 자치와 분권의 경우 지난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던 전직 대통령이 촛불혁명으로 탄핵되면서 개헌을 통해 지방자치와 중앙권력의 분산 논의가 가능해졌다며, 이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정부로 그 권한과 지위가 격상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둘째는 연정.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실험되는 연정은 단순히 여당과 야당의 협의체가 아니라 사안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책임연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실질적인 연정을 실현하기 위해 자신은 연정주체에서 빠지면서 연정중재위원회를 구성, 도지사와 양당 대표를 소통시키고 현안에 대해 합의에 이르는 중재위원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삼았다.

▲ 베트남 하남성 '한국문화의 날' 행사 개최

셋째는 경제민주화이다. 창의와 혁신의 네트워크 경제를 만들고 사회적 거버넌스를 확대하여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및 사회적 투자를 활성화하고 사회적 약자의 경제 참여를 늘려 번영하는 경기도의 기반을 다지고자 했다.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제일 먼저 해결할 문제는 비정규직에 관한 것이다. 정 의장은 자신이 의장으로 취임하면서 경기도의회의 청소용역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며,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산하 용역직을 직접 고용으로 바꾼 것을 성과로 들었다.

넷째는 경기천년을 맞아 문화예술의 저변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경기의 혼을 찾아 경기문화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도 그의 과제였다. 이에 고부가가치 MICE산업을 더욱 지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문화관광산업을 육성코자 했다. 또한 문화예술인의 참여를 촉진하고 복지제도를 확충하여 지역․계층에 따른 차별과 소외를 없애 문화예술이 아름다운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는 평화체제구축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발사로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최근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으로 풀릴 기미가 보이는 가운데 비무장지대와 맞닿아있는 경기도는 평화의 존을 만들어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고, 더 나아가 남북민간교류에도 더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경기도 남북교류협력특별위원회를 보다 더 강화하고 상설특위로 전환하여 국제교류, 민간교류를 적극 지원하며 경기도를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어 가야한다고 밝혔다.

▲ 2018 경기도 기능경기대회 개회식 참석

특히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관해서 정 의장은 중앙과 지방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방에선 세금의 80%가 국세로 빠지고 20%를 지방세로 사용하는데, 중앙정부에서는 국세의 40%밖에 지방에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지방정부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던 70,80년대는 중앙정부에 권한이 집중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으나 국민의 전반적 수준이 향상되었고, 지난 26년 동안 지방자치를 해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게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정 의장의 판단이다.

또한 그는 이번 개헌논의에서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은 고무적이라며, 이번 6.13지방선거에서 반드시 개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의장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 2년이란 시간은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에 그리 긴 시간이 아니라면서 그가 의장으로 출마하며 내걸었던 두 가지 사업을 완수하지 못한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 첫째는 의회인사권 독립이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를 감시 견제하는 기관인데 의회의 행정을 맡고 있는 사람들, 즉 사무처 직원들을 도지사가 임명하는 실정이다. 이는 의회의 실질적인 권한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의회인사권 독립은 앞으로 제10대 경기도의회뿐 아니라 전체 지방의회가 해결할 중요한 사안이다.

두 번째는 의원 정책보좌관제이다. 현재 지방의원들은 공식적으로 후원회를 둘 수 없게 되어있다. 후원회뿐 아니라 보좌관도 둘 수 없어 지역민원, 조례, 행정사무감사를 의원 혼자서 감당해야한다. 지방의원의 정책보좌관제는 의정활동을 정상적으로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는 것이 정 의장의 설명이다.

정기열 의장은 정치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에게 희망은 다름 아닌 일자리이다. 자신도 처음 서울에 올라와 신문보급소에서 신문배달을 하며 일을 시작했지만 결국 현대자동차에 입사하게 되었다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적 박탈감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올해 임기가 끝나면 현대자동차로 복직을 한다. 주변에서 지방의회 의장까지 했으면서 다시 영업사원으로 돌아갈 수 있나 의아해하지만 그는 후배들이 찾아와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기열 의장은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하나님께 기도한 기억을 떠올렸다. “정치를 하게 된다면 권력을 가지고 권세를 부리거나 입신양명을 하려고 드는 것이 아니라 나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민원을 들어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며, 경기도민 또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어렵고 힘든 상황을 극복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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