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쓰레기 집하시설 인명 사고는 위탁회사의 관리부실로 일어난 일이지 시측은 현장 사고와는 좀 별개의 일입니다”

지난 24일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생활쓰레기집하장에서 발생한 인명 사고와 관련 위탁회사에만 책임을 미루는 남양주시 사고대책본부 측의 답변은 조금은 무성의한 태도로 보인다.

사고 당일 위탁회사인 TSK 워터가 쓰레기집하시설 투입구 배출 밸브 작업 중 진공흡입기를 점검하던 조 모 씨(38)가 진공기에 빨려 들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자 남양주시는 사고대책본부를 마련하고 지성군 부시장을 사고대책본부장으로 팀을 꾸려 사고수습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수사에 나선 남양주 경찰서는 당일 현장에서 숨진 조 씨와 함께 일하던 위탁업체 관리책임자 2명을 입건, 과실여부를 조사 중에 있다. 경찰 측은 현장 시설물 설치 반대를 주장하는 단체의 의견을 참고해 설치위탁운영관계, 허가여부 등의 적법성여부는 조사를 끝냈고, 사망사고에 대한 과실여부는 계속해서 조사 중이다.

그러나 사고발생 후 10여일이 지나도록 사고가 ‘인재’라는 것 밖에는 사고원인에 대한 정확한 후속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찰 측의 의견은 과실치사 사고의 경우 당사자 간의 합의가 형량에 영향을 주고 있어 당연히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형사나 민사 문제 등 법률문제가 아닌 환경문제에 전문성이 부족한 경찰 측이 자문을 구하기 위해 환경부 측에 해당 사건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으나 환경부 측과는 전화통화가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다.

당연히 어떤 사고든 간에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감독기관, 위탁업체, 수사기관, 현장책임자 등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당한 수순이다.

그런데 이번 사고를 대하는 사실상 감독기관인 남양주시 측의 태도는 무언가 좀 어수룩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것도 시민들이 낸 세금을 갖고 환경처리문제의 자금을 직접 집행하는 자치단체의 태도로서는 주민들에게 아쉬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첫째, 사고가 발생하자 전체 관리 매뉴얼을 관리해야 하는 해당부서인 남양주시 자원순환과는 “시측은 특별한 관리 매뉴얼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 사고발생은 전적으로 위탁회사인 TSK워터 측의 문제로 관리 매뉴얼도 위탁회사 측이 운영해야 하고 유지관리도 위탁 회사의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남양주시 측의 이 같은 태도에는 감독기관의 태도로 보기에는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다. 시측은 “이번 사고는 작업 중 환풍기 투입구는 1개만 개방하고 작업해야 되는데도 2개를 동시에 개방하고 기기를 작동한 현장책임자들이 과실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작업 중 내부를 들여다본 조 씨의 행위도 문제점이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런데 나름대로 기기의 전문성에 대한 식견이 있는 시설물반대연대 측 의견이나 여타 시민단체 기기제조 전문가들의 의견은 사뭇 다르다. 이들의 주장은 당초 스웨덴의 엠백사에서 들여온 기기를 국내의 제조업체들이 모방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견들이 각기 다른데도 해당 자치단체인 남양주시의 적극성이 없는 태도는 유지관리비를 내는 남양주 시민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둘째, 시가 연간 65억 원 이라는 막대한 관리비가 투입되는 시설에 대해 너무나 한가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처음 사고발생시 취재진이 “현장 작업시스템을 통제하는 매뉴얼이 있느냐”고 묻자 시 자원순환과 측은 “그런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다시 현장사고대책본부장인 부시장을 찾아가 똑같은 질문을 하자 처음에는 “그런 것은 잘 모른다”고 했다가 다시 “자원순환과가 없다고 했으면 됐지 다시 묻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되레 화를 내는 태도는 거의 항의 수준이다.

사고대책 책임자인 지성군 부시장의 태도는 해당 공무원들은 시설물에 소요되는 관리비나 주면 됐지, 다른 부분은 고용노동부 문제라며 매뉴얼문제 등 세세한 부분은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문제다.

한마디로 매뉴얼은 위탁관리회사 문제지 전문 인력이 없는 시측에서 크게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태도다.

셋째는, 남양주시가 처음 이 기기를 도입했을 당시 전문가들의 여론은 외국에서 사용했던 훌륭한 시스템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받아들인 것으로 이번 사고는 전적으로 안전부실로 일어났다고 확신한다는 점이다. 모든 작업은 송풍장치를 닫고 작업해야 하는데도 사고 당일에는 송풍장치를 열어놓은 채 작업을 했고, 피해자가 내부를 들여다 본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기기 사용 후 주변에 쓰레기를 쌓아놓은 것이 없어 위생적인 측면에서도 우수하며, 남양주 지역만이 아닌 타 지역 지자체도 이 방법으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어 크게 걱정 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큰 시각으로 보면 이번 사고는 결코 간과할 사소한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전문성을 가진 시설물반대연대나 시민단체 일부 유사 기기제조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기관이 당초 외국에서 들여온 우수한 본래의 제품을 모방한 유사제품을 사용했다는 소문도 있어 이 기회에 국내의 유사품 제조여부도 점검해봐야 할 일이다. 그리고 시측도 모든 책임을 위탁업체에만 미룰 것이 아니라 평소 위탁업체가 운영하는 매뉴얼과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한번쯤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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