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와 식량, 그리고 신뢰 중에서 가장 먼저 버릴 것은 무언가라는 질문에 첫째는 병사. 둘은 식량이며, 절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신뢰다. 신뢰가 무너지면 국가는 설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공자가 제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으로 고금을 떠나 변하지 않는 진리라 할 것이다.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논란과 관련하여,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석구 기무사령관, 민병삼 100기무부대장간 진실공방이 국회 국방위전체회의 석상에서 벌어졌다.

민병삼 국방부 100기무부대장(대령)은 장관이 '기무사의 위수령 검토 문건은 잘못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무사령관도 민병삼 대령의 말을 거들었다. 송 장관은 지금까지 기무사 문건에 대해 "매우 위중하다"고 밝혀 왔는데, 해당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논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을 마치고 장관을 하고 있는 자신이 거짓말까지 하겠나" 라고 했고 민 부대장은 “군인으로 명예와 양심을 걸고 답변 드리는 것"이라고 재반박 했다.

기무사령부는 국방부의 직할부대이며 직속 상하관계에 있다. 한데 국방부장관과 기무사령관 사이, 그것도 국방위원회의 공개석상에서 벌이는 공방을 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 걱정이 앞선다.

더욱이 이번 사건은 국가 안보관련 위중한 국기문란행위로 한 치 오차 없는 국방을 통해 비핵화와 남북평화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우리 군의 철저한 안보태세가 뒷받침 돼야 하는 시점에서 말이다.

이번 사태는 진실여부를 떠나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고, 군 위계질서 문제인 동시에 전군을 통솔하는 국방장관의 자질과 직결된 문제이다. 따라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리고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하며, 미진할 경우 청문회를 열어 명백한 진실을 규명하고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국회 질의에서도 언급 되었지만 기무사는 그동안 군의 위계질서 문제와 군 사기에 부정적 역할을 해온 것은, 군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로 이 기회에 존치여부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며, 어떤 경우에도 기무사를 포함한 군이 정치에 개입되지 않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군과 국가의 운명이 어찌 되었는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국방부 장관이 정무직이기는 하나 정치보다 방산비리를 척결하고 실추된 위계질서를 바로잡아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믿음직한 국방부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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