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남새중앙교회 예배

 어느 해 보다도 무더웠던 여름을 지나서 이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을 준비하는 나뭇가지들이 향남으로 가는 길가를 덮고 있다. 나무들의 힘찬 환영과 정겨움 가득한 풍경을 지나면 새롭게 지어지는 아파트 단지들과 건물들이 보이는 화성시 향남택지지구를 만나게 된다.

화성시 향남 지구는 서울에서 약 50km, 수원에서 19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약150만평 규모의 택지지구다. 경부고속철도와 호남고속철도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으며, 기아자동차 공장과 현대자동차 연구소, 향남 제약 단지 및 발안산업단지 등의 대규모 배후산업단지들이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화성시는 현재 서울시 면적의 1.4배 되는 땅에 75만의 인구가 모여 살고 있는데, 동탄2지구가 들어서면 110만 명의 인구를 바라보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높은 비율로 인구가 불어나고 있는 도시라는 말이 눈으로 확인되는 아파트 숲속 가운데, 사람들의 발걸음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골목 한 쪽에 향남 새중앙교회가 위치하고 있다.

향남 새중앙교회는 ‘골목 교회’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향남 새중앙교회를 개척한 강요셉 목사의 동료 목회자가 붙여 준 이름이다. 지리적으로 큰길을 앞면으로 둔 뒷길 골목에 위치해서 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왕래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교회가 되라고 지어 준 애칭이기도 하다.

인구 급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화성시 향남 지구에는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갖고 목회를 하는 교회가 극소수다. 그중 향남 새중앙교회는 영적 필요성의 갈급함을 절감하고 한 영혼 한 영혼을 온전한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고자 하는 목회 본질을 세우고자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붙잡았다.

새로운 개척으로 시작한 골목 교회

강요셉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수원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해 사역하고 있었다. 그러다 새롭게 개발되는 화성시 향남 지구에 인구 이동이 있을 것을 예측하고, 소수의 성도들과 함께 현재 향남 새중앙교회가 위치한 향남 지구에 9년 전 교회를 개척한다. 그 당시만 해도 향남은 소위 농촌지역이었다. 예고돼 있던 택지 개발은 소식만 있었을 뿐, 교회를 개척했을 당시에는 황량한 땅이었다. 막연한 마음으로 시작한 교회 개척은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 풍성한 목양의 열매를 기대하며 내딛었던 한 걸음이었다.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당시만 해도 강요셉 목사가 추구한 목회는 보편적인 전통 목회였다. 교회를 개척해 성도들을 모으는 과정도 전통 교회가 갖고 있던패턴을 따르는 모습이었다. 강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아파트가 세워지면, 고층 아파트 꼭대기 층에 올라가서 전도지를 집집마다 붙이며 전도하는 보편적인 방법으로 사역했다. 몇몇 성도들과 함께 노방전도를 나가 교회를 소개하고 예수님을 전하다 보면 때로는 한계에 부딪히곤 했다.

강요셉목사 옆에서 수석 부목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김은숙 사모가 성도들과 함께 이런 노방전도를 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은 성도들이 위축된 마음으로 인해 전도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 같은 전도 방법이 교회 성장에 미치는 효율성 역시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가운데 향남 새중앙교회는 ‘전도폭발’을 만나게 된다.전도폭발이 소개한 전략, 즉 관계를 통해 전도를 하고 복음을 실제적으로 전하는 과정들을 시작하면서 교회 성장이 탄력을 받았다.

그동안은 전도에 대한 많은 부담을 갖고 억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전도에 대해 기꺼이 순종하는 마음을 갖고,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준비된영혼들을 향해 나아가는 기쁨을 깨달은 것이다. 전도폭발을 하며 경험한 훈련 과정의 체계성과 전도의 실제를 체감하면서, 강요셉 목사와 김은숙 사모는 두 가지 핵심적인 목회의 방향성을 깨달았는데, 한 영혼을 향한 마음이 그 하나요, 훈련의 중요성이 다른 하나였다.

평신도 리더를 세운 골목 교회

처음에는 제자훈련생을 모집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몇몇 성도들을 지명해진행했다.큐티가 정착된 후에는 교회의 리더십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일대일로 만났다. 자원하라고 해서는 안할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 진정성 있게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어 시작했다.

첫해는 이탈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남은 사람들을 붙들고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생들 역시 처음에는 훈련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잘 잡히지 않았다. 저녁 8시에 모였는데, 제 시간에 도착하지 않는 사람들의 지각 습관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각하던 사람들에게 과태료(선교헌금으로 사용)를 적용하자 지각율이 0%로 떨어졌다.

교회를 나오는 모임에 과태료를 물린다는 것 자체가 향남 새중앙교회에 파격적인 일이었는데, 훈련의 정신을 정석으로 적용한 것이 제자훈련 초기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세우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됐다. 향남 새중앙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이 한목소리로 강요셉 목사와 제자훈련의 강직함을 이야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향남 새중앙교회의 젊은 리더인 이은정 집사는 강요셉 목사의 뚝심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처음에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모습에 상처받고 화가 나기도 했지만, 저를 위한채찍질임을 깨닫고 말씀에 순종하며 제자훈련 과정과 전도폭발훈련 등에 순종해 나아갔을 때 제 삶에 놀라운 변화를 체험했습니다. 지금은 기쁨으로 순종해 구역 섬김장 역할을 감당하고 전도에 힘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교회학교와 구역 섬김장으로 섬기고 있는 황영선 집사 역시 강요셉 목사를 ‘청소기 같은 분’이라고 소개한다. 황 집사는 “담임목사님이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오직 말씀으로 옳고 그름을 잘 지도해 주시는 향남 새중앙교회는 말씀이 살아 있는교회, 말씀의 뿌리를 깊이 내려 신앙관을 갖게 하는 교회, 또 그 뿌리에서 풍성하게 가지와 열매를 맺게 하는 교회”라고 자랑한다. 강요셉 목사와 향남 새중앙교회에는 단단한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목양의 터치도 풍성하다.

교회학교 교사와 찬양단으로 섬기고 있는 정현주 집사는 흔들리는 신앙 때문에 고민할 때 영혼의 양식을 꾸준히 공급받은 덕분에 든든하게 세워질 수 있었다며 감사해 한다.정 집사는 “제가 새가족으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시절 시작한 새가족 양육 프로그램에서 제자훈련의 수료까지 강요셉목사님은 영적 권위를 가지고 말씀을 단호히 전하셨지만, 소그룹에서 나눔을 할 때에는 부드럽게 하시는 모습을 보며 특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향남 새중앙교회는 양육과 훈련이 남다릅니다. 제자훈련 과정을 통해 어린아이 같은 신앙에서 예수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하나님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복을 누리게 됩니다”라고 간증한다. 더불어 정 집사는 “처음에는 말씀 암송과 독서과제, 교재를 예습하는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믿음이 뿌리내려 우선순위가 바뀌었고, 하나님이 중심 되신 신앙생활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예배만 드려서는 삶에 필요한 힘을 얻기 쉽지 않지만, 제자훈련을 통해 지속적인 영의 양식을 채우는 습관이 자리잡게 됐습니다. 제자훈련은 영혼의 양식을 채우는 과정입니다”라고 향남 새중앙교회의 제자훈련을 소개한다.

열방을 품는 골목교회

교회학교 교사이면서 구역 섬김장인 김재순 집사도 향남 새중앙교회의 한 성도 한 성도의 신앙 수준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 “교회의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어쩌면 향남 새중앙교회의 성도의 신앙 수준은 훈련을 하지 않는 다른 규모 있는 교회성도들의 신앙 수준보다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지만, 말씀이 우선되며, 구원의 확신을 갖고 단계별로 성장하게 돕는 것이 향남 새중앙교회의 장점입니다.”

유아유치부 교사로 섬기는 이정아 집사는 제자훈련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사람이었다. “제자훈련을 권면받았을 때, 순종하는 것이 감정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믿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목사님을 생각하며 훈련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감정을 뛰어넘고 훈련에 들어와서 보니 더욱 깊이있고 올바른 신앙관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부분적으로 알았던 말씀들이 제자훈련과정을 통해 하나로 정리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또 복음의 내용이 정리돼 전도 대상자에게 예수님에 대해 올바로 전할 수있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제자훈련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모르고 그저 순종하는 의미로 시작했지만, 정녕 이 훈련이 얼마나귀한지 깨닫게 되면서 우리 구역의 구역원들에게도 훈련에 참여하도록 권면하게 됐습니다.” 이정아 집사는 근무 시간 이후 늦은 시간에 진행된 훈련으로 인해 중간에 육체적한계를 느끼고 있던 다른 조원들까지 격려하고 품어 주며 사랑하는 리더로 성장했다. 이 집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 간의사랑도 싹트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예수님 다시 오실 큰 길을 예비하는 골목교회

이런 유익들은 평신도 지도자들의 동역으로 이어졌다. 훈련을 마친 평신도 지도자들은 향남새중앙교회 양육시스템의 근간이 된 날샘큐티를 인도하는 소그룹리더로 세워져 영적 재생산을 이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제 담대함으로 세상에 복음을 증거하는 전도의 삶을 살며 영혼구원에앞장서고 있다. 또한 주일학교, 찬양사역,또 일대일양육 사역등으로, 담임목사와 함께 몸된 교회를 한 방향으로 섬기며 열방을 품는 골목대장들이 되어 예수님 다시오실 큰 길을 예비하고 있다.

어려운 난관을 뚫고 나가는 골목 교회

강요셉 목사는 제자훈련이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을 받고서 예수님께서 알려 주신 방향대로 순종하는 목회”라고 표현한다. 단순히 상상하며 추상적으로 떠올렸던 예수님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전인격적으로 예수님과 온전하게 만나는 만남의 장이 바로 제자훈련이라고 설명한다. 제자훈련은 우리 각 사람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회복케 하는 훈련이라고도 덧붙인다.

강요셉 목사는 이렇게 제자를 세우라는 명령을 향한 순종의 마음으로 목회를 하면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직 주님의 명령만 바라보고 이 길을 걸어왔다고 말한다. 제자훈련을 함께한 훈련생 중에는 생활과 생각을 나눴지만 끝까지 자신을 오픈하지 않는 사람도 만났다.

“안 되는 사람을 보고 갔으면 나 역시 안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훈련 과정이나 결과가 다가 아닙니다. 이것은 주님께 대한순종이고, 이 순종은 사역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안 되는 사람’을보고 가지 않고, ‘되는 사람’들을 보고 나아갈 때, 땅끝까지 이르러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진정한 제자들을 배출할 수 있습니다”.강요셉 목사의 목표는 분명하다. 주님의 참된 제자들을 양육하고 배출해 나가는 것, 훈련된 작은 예수들을 길러 내는 것, 또 제자로서의 확고한 마인드와 비전을 가진 평신도 리더를 세워 가는것이다. 향남 새중앙교회는 교회의 외형적 규모보다 이 목표가 더중요하다. 강요셉 목사는 이것이야말로 성경적인 재생산, 진정한영적 개혁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나아가는 골목 교회

향남지역은 얼마 전 아픔을 겪었다. 지역에 이름이 나 있고, 어느정도 규모를 갖고 있던 교회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 교회는 교제 중심의 전통 목회를 하는 교회였는데, 담임목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성도들이 서로 이견을 보이다가 결국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이다. 강요셉 목사는 이런 안타까움을 보면서 갖게 된 확신들이 있다. 훈련이 없는 목회는 뿌리가 약하기 때문에, 예수안에 거하고 성장하는 성도의 깨어남이 없으면 교회는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버릴 수도 있고, 목회자 역시 쉽게 탈진한다는 것이다.

향남 새중앙교회는 등대 없이 표류하고 있는 배와 같은 동역 자들에게 정도의 길을 걷도록 인도하는 골목이 되고 싶다. 교제 중심으로 교회를 숫자적으로 성장시키고 부흥시켜 정착시키는 것과 같은 허상을 버리고, 사람의 인정 대신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승부수를 띄워 한 영혼을 그리스도의 온전한 제자로 세워 나가는, 새롭고도 영원한 푯대를 다른 동역자들이 바라볼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골목 안에 있는 교회가 골목 안에 머무르지 않는 강력한 복음의 능력을 소유한 공동체로 세워지고 건강한 모델로 성장하기를 소원한다.

향남 새중앙교회는 현재 골목 교회다. 길을 걷던 사람들이 진정한 생명의 길, 제자의 길, 또 깨어난 리더의 길로 돌이킬 수 있는 골목이다. 전통 목회에서 제자훈련 목회로 전환해 지표 없이 정처 없이 걷고 있는 교회들에게 정도(正道)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골목 교회다. 그 골목에 예수님의 발자취가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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