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설거지의 미학’

[최종엽의 ‘논설위원이 보는 세상’] 최종엽 기자l승인2018.10.08l수정2018.10.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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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엽 논설위원, 정치부장

가을이 깊어가는 주말 밤, 삼청동 외식 주점에서 지인들과 마주한 자리, 그림 같은 주안상을 사이에 두고 세상사와 정치를 비빔밥처럼 섞어 주고받는 술잔에서 우정은 익어 가는데 빈 그릇 쌓아놓고 설거지하는 손길에 눈이 멎었다. 숙련된 손놀림에 지저분한 그릇들이 제 모습을 찾아 질서 있게 정돈 된다.‘설거지의 미학이다’.

설거지는 허드렛일로 모두가 싫어하는 일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며 쌓아두면 적패가 된다.

지금 전임 대통령 두 사람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도 떠오른다.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의 구속 역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비극을 비롯한 이승만 박사의 말로를 역사 통해 본다. 모두가 인과적 업보요 자업자득인데 뒤를 잇는 정부들은 설거지 과정에서 그릇을 무참히 깨버리는 정치문화적 악순환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중도 하차한 박근혜 정부의 뒤를 이어 많은 설거지의 과제를 안고 가는 정부로 보수정권 10년간 실타래처럼 엉켜버린 남북 관계와 사드로 막혀버린 중국과의 외교적 설거지를 잘 해내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북핵 문제를 풀어내는 저력을 발휘, 전 세계인의 주목과 박수를 받으며 민족적 자긍심을 세워주고 있다.

그러나 역사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 문재인 정부의 집권 레이스도 반환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따라서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역사에 성공한 대통령,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낸 참신한 지도자로 기록되길 염원한다. 그릇을 깨지 않고 적패를 말끔히 씻어 정치 역사를 새롭게 써 주길 바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에 몇 가지 바라는 것은 ▲인재 등용은 국민적 눈높이에서 깨끗하고 참신한 사람으로 기용하고 ▲경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겠으나 합리적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는 남북문제해법과 외교적 수완을 국내 정치에도 적용하는 유연한 모습과 ▲ 전직 두 대통령의 구속 문제 또한 정치적 배려를 통해 풀어가는 후덕한 정치를 바란다. 물론 그들의 심판은 역사에서 냉철하게 기록 할 것이다. ▲ 또 하나는 사심을 철저히 배격하고 측근관리에 힘써 깨끗한 지도자로 대한민국역사를 다시 쓰는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청사에 기록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주변을 돌아 또 다른 적패는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 삼청동 주막가에 새나오는 작은 이야기가 나비의 날개 짓 되어 태풍이 될 수 있음을 역사는 교훈하고 있다. 長江後浪推前浪 장강(한강)의 뒤 쪽 물은 앞 물결을 밀어내며 도도히 흐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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